“내가 조작했고, 내가 제보한다”
“내가 조작했고, 내가 제보한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5.27 20:48
  • 수정 2020.05.27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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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 내부 고발
“마사회 감사실에 내부 감사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인사 징계 조치”
27일 오후 1시 감사원 앞에서 김정구 씨가 마사회 부정과 비리 의혹에 대해 공익 제보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7일 오후 1시 감사원 앞에서 김정구 씨가 마사회 부정과 비리 의혹에 대해 공익 제보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1996년 한국 마사회 공채 입사해 24년 동안 근무를 한 김정구 씨(마사회 제주경마본부 고객안전부장)가 감사원 앞에서 자신을 조사하라고 마이크를 잡았다.

27일 오후 1시 감사원 앞에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된 한국마사회 감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2월 19일 마사회 부정과 비리에 대한 국민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으나, 감사 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돼 지난 5월 12일부터 5주간 실시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마사회 내부 공익제보자인 김정구 씨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자신이 했고, 자신이 봐왔던 마사회 부정과 비리 정황을 폭로했다. 시민대책위가 지난 2월 19일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하면서 공개했던 마사회 부정과 비리 의혹 관련 자료들은 김정구 씨의 증언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김정구 씨는 마사회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PCSI)가 조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마사회 제주경마본부 고객안전부장으로 2019년 1월 2일 임명되고 이전부터 행한 조작을 답습하는 ‘고객만족도 조사 대응 계획(안)’을 마련하고 계획에 따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우호고객 확보, 조사원 주변에 조사 참여 직원 배치와 조사원 미행, 조사결과 확인을 위한 CCTV 활용 등 구체적인 조작 방법에 대해 폭로했다. 김정구 씨는 본인의 행동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내부 고발에 나섰다.

김정구 씨는 워커힐 화상경마장에 외국인 AI 도박단이 무한대 베팅을 가능하게 해 국부 유출은 물론 국내 경마 팬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국마사회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수년 동안 속여 국민을 속이고, 기재부를 속였고 외국인 경마 도박단을 직접 유치해서 경마 팬들의 돈을 딸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며 “감사원이 직접 조작을 한 자이자 제보자인 저를 불러서 조사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故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는 “ 중원이는 억울함을 외치지도 못하고 죽음으로 모든 걸 폭로하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저 세상 갔다”며 “2월 국민감사 청구가 철저하게 이뤄져 불쌍한 말관리사나 기수들이 목숨 끊는 일 없고, 공기업 가치 회복한 마사회로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27일 오후 1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가 '한국마사회 제대로 된 감사촉구 기자회견'을 감사원 앞에서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7일 오후 1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가 '한국마사회 제대로 된 감사촉구 기자회견'을 감사원 앞에서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