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조종사노조, “이상직이 문제... 책임 묻겠다”
이스타조종사노조, “이상직이 문제... 책임 묻겠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7.29 18:56
  • 수정 2020.07.29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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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검찰 고발”
“하루 빨리 회생절차 먼저...제3의 인수자 찾기 몰두 안 돼”
29일 오후 1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9일 오후 1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1,600여 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리게 된 상황에서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차원이다.

29일 오후 1시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위원장 박이삼)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내용은 조세포탈죄 혐의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이날 노조는 증거와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노조는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라는 페이퍼컴퍼니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교묘히 피한 조세포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증거로 “2014년 이스타항공 주식 가치가 1주당 0원이었는데, 사모펀드로부터 80억 원을 빌려 주식을 취득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치가 0원인 주식을 담보로 80억 원 차입금 마련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이스타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92억 원의 현금이 선수금으로 이스타홀딩스에 유입됐는데, 영업 활동이 없는(2018년 감사보고서상 이스타홀딩스의 매출은 0원) 회사에서 선수금이 발생한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상직 의원이 출마 당시 재산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에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함께 신고해야 하는데, 이상직 의원이 법률상 이혼했다지만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 재산, 그리고 자녀의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 신고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러한 노조의 검찰 고발은 창업주이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이상직 의원에게 이스타항공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수단이면서, 이상직 의원을 압박해 현재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게 숨통을 트이게 할 방안으로 풀이된다.

박이삼 위원장은 “이상직 의원의 신고 재산은 40여억 원인데, 사재 출연을 통해서 1개월이라도 유급휴직을 하고 그 다음 무급휴직으로 가게 해야 하는 책임이 이상직 의원에게 있다”며 “현재 그런 책임조차 지지 않고 무급휴직을 종용하면서 체당금 관련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는 모습에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이삼 위원장은 무급휴직 기간 동안 정부지원금(일반지원프로그램)을 받기 위해서는 1개월 유급휴직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사재 출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8일 이스타항공 사측은 3개월 무급휴직을 안으로 직원 대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무급휴직 중 회사가 파산하면 체당금조차 받지 못하는 사실을 간담회 참여 직원들이 제기하면서 해당 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체당금은 회사의 도산으로 임금·휴업수당·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사한 노동자에게 국가가 대신해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지급하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또는 휴업수당, 3년분의 퇴직금이다. 상한액은 2,100만 원이다. 퇴사 전 3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무급휴직을 하게 되면 받을 수 없다.

결국 박이삼 위원장은 “현재 최선의 방안은 빨리 회생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생절차부터 신청하고 인수기업을 찾아도 늦지 않고 문제될 것 없다“며 ”제3의 인수자를 무작정 기다린다고 했을 때도 잔인한 M&A 시장에서 체불임금 지급과 1,600명 동료노동자가 온전히 함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상직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다. 28일 기자간담회를 하기도 했는데, 해당 자리에서 “빠르면 다음 주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직접 플랜B를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제3의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비용이 1,7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선뜻 누가 나서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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