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한국노총이 뜬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한국노총이 뜬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7.30 17:03
  • 수정 2020.07.3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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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박주민 후보 한국노총 방문
한국노총, “노동존중 정책협약 반드시 지켜야”
30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노총
30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노총

오는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2년 동안 민주당을 이끌 당대표를 선출한다. 당대표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이 중요한 표밭으로 뜨고 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김부겸 후보와 박주민 후보가 각각 한국노총을 찾았다. 먼저 한국노총을 찾은 사람은 김부겸 후보다. 김부겸 후보는 오전, 한국노총회관 7층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부겸 후보는 “선거 때만 도움 받고 원위치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큰 틀에 꼼수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박주민 후보가 한국노총을 방문했다. 김동명 위원장을 만난 박주민 후보는 “민변과 참여연대 활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은) 같이 만들어 가야 하는 파트너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반드시 이겨서 노동의 가치를 당의 주류 가치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두 후보 모두에게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 선언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선거 전후가 달라진 것은 이해하지만 약속(노동존중 정책협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 역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노총
30일 오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 역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노총

지난 1월 취임한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맺은 정책협약에 대해 “정책협약에 대한 중간평가를 진행하고 재검토에 착수해 정책협약 실현여부와 정부의 실현의지를 중점으로 살펴보겠다”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이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협약을 파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올해 2월 모바일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정기대의원대회에서 ▲ 노동정책 후퇴 저지와 반노동정책 무력화 ▲ 노동존중 정책협약 이행과 노동존중사회 실현의 교두보 마련 ▲ 4.15 총선 승리 실천단 구성·운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총선방침을 확정지었다. 이후 3월, 더불어민주당과의 고위급정책협의회를 통해 노동존중 정책협약을 체결하면서 공고한 관계를 유지해나갔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총선 노동존중실천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구성, 노동존중실천단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노총의 전폭적인 지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15 총선에서 180석(현재는 176석)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룡여당이 되면서 한국노총과 총선 전에 약속한 노동존중 정책협약의 이행 역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제2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났음에도 노동존중실천단의 활동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다. 김동명 위원장의 발언은 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미 전날, 공공연맹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제는 열매를 거둘 때로, 선거후에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여러 번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의 선의를 이용만 하고 배신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당대회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