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희망합니다"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희망합니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8.01 22:00
  • 수정 2020.08.0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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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를 찾은 시민의 목소리
“공정문화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의 아이디어”
1일, 청계천변에서 진행된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의 부스에 '인국공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포스트잇이 주를 이뤘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1일, 청계천변에서 진행된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의 체험부스에 '인국공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포스트잇이 주를 이뤘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이 청계천변에 모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절차가 일방적이고 졸속적이었음을 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알리기 위해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의 이러한 노력은 어느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에 참석한 사람은 1,500여 명(집회 측 추산)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참여와혁신>은 이날 공정문화제를 찾은 시민과 공정문화제를 주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인국공 사태’는 우리 사회 공정이 무너진 사례”라고 보고 있었다.

22세의 김 모 씨는 “이번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인원이 너무 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가 너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취지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입사하기 위해 힘들게 노력한 사람들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1,902명 규모의 보안검색노동자 직접고용을 50여 명 규모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27세의 오 모 씨는 “솔직하게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파이를 늘리는 게 아니라 있는 파이를 국가가 뺏어가 버린 것”이라며 “취업준비생으로서 분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 모 씨는 “물론 비정규직의 심리적 불안감을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남이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것을 뺏어서는 안 된다”고 말을 맺었다.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 체험부스 앞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 공정문화제 체험부스 앞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이번 ‘인국공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분노만큼이나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의 분노 역시 뜨거웠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이번 공정문화제를 준비했다. 허인무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사무국장은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16개의 서울 주요 지하철역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학생, 취업준비생을 자주 만나면서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고, 공정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해서 공정문화제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공정문화제 준비에 참여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 A씨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일하는 모든 동료들이 이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절차에 불공정함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가 직접 나서야겠다는 의견이 모이게 되면서 자발적으로 공정문화제 준비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 설명에 따르면, 이번 공정문화제 준비에는 30~40명의 노동자가 참여했으며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각종 체험부스를 설치하는 문화제 형식으로 기획했다.

A씨는 “이번 공정문화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료들의 아이디어와 헌신으로 채워졌다”며 “시민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공정과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