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노동계 일정 잇따라 취소
코로나19 재확산에 노동계 일정 잇따라 취소
  • 이동희 기자, 최은혜 기자, 정다솜 기자,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8.19 16:22
  • 수정 2020.08.19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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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엿새째 세 자릿수…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한국노총·금융노조·보건의료노조 등 19일 노동계 행사 줄줄이 취소
지난 4월 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 운송료 계약 규탄’ 손피켓을 든 마트 노동자들의 인증샷이 붙은 무인의자 100개를 모아두고 집회를 개최했다. 당시 마트노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빈 의자 100개를 모아놓고 조합원 없는 집회를 계획했다. 집회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지난 4월 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 운송료 계약 규탄’ 손피켓을 든 마트 노동자들의 인증샷이 붙은 무인의자 100개를 모아두고 집회를 개최했다. 당시 마트노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빈 의자 100개를 모아놓고 조합원 없는 집회를 계획했다. 집회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코로나19가 재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노동계 각종 일정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특정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한 노동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283명, 해외유입 사례는 14명으로 확인돼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6,058명이다. 14일 103명을 기록한 뒤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노동계는 각종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

한국노총은 19일 오후 2시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출범식’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출범식은 21대 국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조법 개정, 중대재해 예방, 플랫폼노동자 보호 등의 노동 현안을 다루기 위한 첫발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및 감염 우려로 취소됐다. 앞서 한국노총은 4.15 총선 당시 노동존중사회 확립을 위한 노동존중실천단을 만들기로 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연대를 맺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6명의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 후보를 확정, 이 중 52명의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를 통해 다시 44명의 노동존중실천단을 구성했다.

금융노조도 19일 오전 10시 30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간담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취소했다. 금융노조는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주민 의원에게 ▲국책은행의 일방적 지방 이전 시도 ▲점포축소 및 인력감축 ▲금융·공공부문 노사관계 정상화 ▲지방은행 발전방안 ▲노동이사제 도입 등의 금융노조 현안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19일 오후 보건의료산업사용자단체협의회(준) 소속 80개 의료기관과 함께 해고 금지, 보건의료 인력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노사공동선언식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재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행사를 취소하고 이를 보도자료로 대체하기로 했다.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19일 오후 ‘전세버스 노동자 생존권 보장과 제도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려다 취소했다. 전세버스 노동자들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자회견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허이재 전세버스연대지부 준비위원장은 “12일에는 수해로, 19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두 번째 기자회견을 미뤘다”며 “전세버스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는데 정부에서 뾰족한 대안을 세워주지도 않고 노동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돼 모두 길바닥으로 나앉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25일 예정했던 ‘상위직급 확대! 및 승진기간 단축! 촛불 집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당초 법원본부는 대법원 앞에서 촛불 집회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한, 법원본부 및 전국 22개 지부 각각 30명 내외 조합원을 모아 유튜브 동시 생중계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본부 생중계만 하기로 했다.

자일대우상용차 울산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에 반발해 7월부터 서울상경투쟁을 이어왔던 금속노조 대우버스·대우버스사무지회 역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서울상경투쟁을 중단했다. 권승철 대우버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장마와 폭우가 이어지면서 잠시 중단했던 서울상경투쟁을 14일부터 재개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16일 다시 울산으로 돌아갔다”며 “서울상경투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 예정이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청년 : 인국공 논란, 공정이 문제인가?’ 토론회 장소를 경사노위 대회의실로 변경하고, 방청객 없이 온라인 중계하기로 결정했다.

또 25일 계획했던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주재 출입기자 간담회를 취소했다. 경사노위는 “25일 예정했던 간담회는 최근 급격한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 조치에 따라 연기됐다”고 밝혔다. 문성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 이행 등 경사노위 주요 의제를 기자들과 나눌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