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교섭으로 단체협약 ‘딜’했던 고속도로 영업소, 단체협약 체결식 진행
임금교섭으로 단체협약 ‘딜’했던 고속도로 영업소, 단체협약 체결식 진행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9.17 16:15
  • 수정 2020.09.1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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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사측이 기존 입장 철회
“사업장 내 첫 단협체결이라 의미 있다”
ⓒ 공공산업희망노조
ⓒ 공공산업희망노조

“단체협약 대표이사 내부결재 과정에서 이번 단체교섭에서 합의된 하계휴가비 5만 원으로 임금교섭을 갈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임금교섭 포기를 종용하는 것으로 물의를 빚었던 고속도로 영업소가 결국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 “임금교섭 안 해야 단협 체결하겠다” 선언한 고속도로 영업소)

17일, 한국노총 공공노련 공공산업희망노조 서울외곽순환도로지부(지부장 김재성)는 “사측인 ㈜맥서브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진행된 단체협약 체결식을 통해 서울외곽순환도로 노사는 ▲노조할 권리 보장 ▲휴가비 신설 등을 포함해 총 73개의 단체협약안에 합의했다.

공공산업희망노조(위원장 정태호)에 따르면, 지난 보도 이후 ㈜맥서브 측에서 공공산업희망노조에 “단체협상 체결관련 향후 일정 조정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맥서브는 공문을 통해 “그간 협상의 과정에서 성실히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노측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관하여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성실히 협의해 합의에 도달한 단체협상(안)에 대해서는 조만간 일정을 수립해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단체협약 체결을 수용한 것이다.

김재성 서울외곽순환도로지부 지부장은 “이번 단협 체결은 무노조 사업장이었던 ㈜맥서브에 노조 활동을 정착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이제 임금협상 절차의 기틀을 마련할 때”라는 소감을 밝혔다. 정태호 공공산업희망노조 위원장은 “일보의 전진을 했고 여태까지 노조가 없어서 발생했던 부당한 사례를 이번 단협을 계기로 해서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직접고용을 쟁취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공공산업희망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조정은 취하하며 현장영업소장 A씨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진정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서울외곽순환도로지부 조합원들은 ㈜맥시브의 원청인 ㈜서울고속도로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71명의 조합원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참여했다. 최근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통행료 요금수납 업무를 수행하던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받았는데, 이를 근거로 공공산업희망노조에서는 불법파견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창원지방법원 제4민사부(재판장 장우영)는 해당 판결에서 임금 차액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해 공공산업희망노조는 이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