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거부하다
[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거부하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9.19 09:57
  • 수정 2020.09.19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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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택배노동자과로사 #택배분류작업 #전세버스 #개천절 #한글날

9월 3주 언박싱입니다. 이제는 정말 여름이 끝났는지 매일매일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 주말이면 올해 첫 가을 단풍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네요. 이번 한 주도 다양한 노동계 소식이 있었습니다. <참여와혁신>에는 한 주 동안 어떤 기사들이 있었을까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부터 분류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참여와혁신 송창익 기자 cisong@laborplus.co.kr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부터 분류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참여와혁신 송창익 기자 cisong@laborplus.co.kr

이 주의 키워드 : 거부하다

이 주의 키워드는 ‘거부하다’입니다. 요구나 제의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다는 뜻을 지닌 단어인데요. <참여와혁신>이 이번 주 작성한 기사들을 살펴봤더니 ‘거부(拒否)’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와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9월 17일] 택배노동자, 다음주부터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9월 18일] 택배노동자, 추석 물량 분류작업 거부 철회

17일 택배노동자들이 21일부터 추석연휴 택배물량 분류작업 ‘거부’를 선언했습니다만, 다음 날인 18일에는 분류작업 거부를 철회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즉, 추석연휴 택배물량이 정상 배송될 예정이라는 이야기죠.

앞서 택배연대노조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거부 총투표를 진행했는데, 95.5%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따라 21일부터 추석연휴 택배물량 분류작업을 거부한다고 밝힌 것이었죠.

그렇다면 택배노동자들은 왜 이러한 선택을 한 걸까요? 그동안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그로 인한 과로사는 여러 번 이야기 드린 적이 있죠. 주6일 하루 평균 13시간에 달하는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택배노동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건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추석연휴 배송기간만이라도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정부와 택배사, 우정사업본부에 요구해왔습니다.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자신의 구역에 배송할 것들을 챙기는 것으로, 택배업계에서는 일명 ‘까대기’로 불립니다. 이 까대기가 장시간 노동의 약 40%를 차지하니 이번 추석연휴 배송기간에 까대기할 때만이라도 인력을 투입해 달라는 거였죠. 대책위는 택배노동자 5명당 1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면 추석연휴 기간 택배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2~3시간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17일 대책위는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가 21일 전까지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을 결정한다면 언제든 전면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의 분류작업 거부 소식에 17일 고용노동부는 택배 분류작업과 차량배송 지원 인력을 하루 평균 1만여 명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택배 분류작업 등에 임시인력 3,000명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며, 18일에는 보도자료와 별개로 노조의 입장을 전향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이 같은 인력 투입 발표에 대책위는 분류작업 거부를 철회했습니다. 18일 대책위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부의 노력과 분류작업 전면거부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함 등을 고려하여 예정되어 있던 계획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책위는 곧바로 각 택배사와 대리점에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따른 업무 협조 요청을 발송하고 분류작업 인력 투입 준비 시간을 고려해 오는 23일부터 출근시간을 오전 7시에서 9시로 조정할 계획입니다.

[9월 17일] 노조 만든 전세버스 기사들, “개천절 집회 운행 거부”
[9월 17일] (포토) “코로나19 극복에 전세버스 노동자들도 나서겠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격히 늘어난 시점이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네, 8월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재유행하기 시작했죠. 당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만여 명 규모의 보수단체 집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일부 보수단체가 광복절에 이어 내달 개천절과 한글날에도 서울 도심 집회 강행 계획을 밝혀 방역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렸는데요. 바로 전세버스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 집회로 향하는 전세버스 운행 ‘거부’를 선언한 것입니다.

1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전세버스연대지부(지부장 허이재, 이하 지부)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확산 저지를 위한 국민적 요구에 동참하기 위해 개천절, 한글날 상경 집회 운행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소식이죠?

지부는 지난주부터 전세버스 노동자들에게 상경집회 운행 거부 서명을 온라인으로 받았으며 현재 동참 인원은 500여 명입니다. 이날은 동참 서명을 받았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지부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이었는데요. 바로 전세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공식 출범한 날이었습니다.

이날 처음 빳빳한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전세버스 노동자들은 우선 생존권 확보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해 기사가 개인 소유의 버스를 운수회사에 등록한 뒤 회사로부터 일감과 보수를 받는 지입제를 양성화해야 하고, 현실과 맞지 않는 차량연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