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올해 임금협상 키워드는?
학교비정규직 올해 임금협상 키워드는?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10.05 14:57
  • 수정 2020.10.05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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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교육당국 8일부터 본교섭 돌입
키워드는 직무와 무관한 복리후생비 차별해소
10/24 학교비정규직 총궐기·직종별 투쟁 예고
​28일 오전 공무직본부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0 학비연대회의 파업찬반 투표 결과 발표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28일 오전 공무직본부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0 학비연대회의 파업찬반 투표 결과 발표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당국이 오는 8일 2020년 임금협상 본교섭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번 교섭의 키워드는 기본급 인상률보다 정규직-비정규직 간 복리후생비 '차별해소'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에 따르면 연대회의와 교육당국은 지난달 28일 올해 교섭구조와 의제를 정하는 절차협의를 합의하고, 오는 8일부터 본교섭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대회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의 학교비정규직 공동교섭단이다.

학교비정규직과 17개 시·도교육청-교육부는 매해 집단교섭 형태로 임금교섭을 진행한다. 임금 외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지역 교육청별로 2년에 한 번씩 교섭이 따로 이뤄진다. 학교비정규직의 정의는 특별히 법령 등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연대회의 측은 각종 처우 등에서 정규직과 다른 특징을 가진 노동자를 학교비정규직으로 본다.

7월 29일부터 9월 28일까지 7차례 이어진 올해 절차협의에서 주요 쟁점은 ▲권한 있는 사측 교섭위원 참여 ▲코로나19 특별교섭 의제에 포함 ▲빠짐없는 직종별 교섭 진행 등이었다. 

절차협의 결과 노사는 교섭구조 관련 사측 실무 교섭위원으로 과장 2명 참석, 노사대표자(교육감) 면담 통한 소통 강화 등에 합의했다. 연대회의는 본교섭 과정에서 확답을 할 수 없는 자격의 사측 교섭위원이 나오는 상황을 교섭 장기화와 노사갈등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해왔다.

교섭의제에선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연기되며 생계절벽에 몰렸던 방학 중 비근무자, 제대로 된 안전매뉴얼 없이 긴급돌봄을 수행해온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 문제 등 대책 마련에 관해 상호 검토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외에 교육부와 교육청 공통 보수체계에 적용받지 않는 영어·스포츠강사, 운동부지도자 등 직종별 교섭에 대해선 연대회의가 요구했던 별도의 교섭테이블 구성 합의는 하지 못했다. 다만 노사 간 합의할 경우 교섭횟수와 교섭시간을 추가 연장해 충분히 직종교섭을 하겠다는 내용으로 접점을 찾았다. 

박성식 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이번 절차합의에 대해 "과거 절차합의에 비해 나아진 측면은 있으나 노조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며 "그나마 진전을 이뤄낸 결정적 이유는 절차협의 과정에서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노조가 집단교섭 대신 개별 교육청과 지역교섭으로 전환하려고 움직였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공무직본부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0 학비연대회의 파업찬반 투표 결과 발표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28일 오전 여성노조가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2020 학비연대회의 파업찬반 투표 결과 발표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여성노조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본교섭에서 연대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통큰 교섭, 압축적 교섭'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기본급 인상률보다는 정규직-비정규직 간 복리후생비 차별해소에 집중할 계획이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9급 공무원과 학교비정규직은 각각 ▲명절휴가비(연190~350/연100만 원) ▲급식비(월14/13만 원) ▲맞춤형복지포인트(기본70만 원+근속가산+가족가산/기본50만 원+일부 지역 근속가산) 등 복리후생수당에서 차이가 난다. 대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는 직무와 무관한 복리후생비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달부터 학교비정규직의 2020년 임금협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연대회의는 오는 24일 학교비정규직 총궐기와 직종별 투쟁, 11월 돌봄노동자 총파업 등을 예고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지난달 7~25일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율 75.65%, 찬성률 83.54%로 총파업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