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코로나19, 더 이상 의료진 사명감에 맡겨선 안돼요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더 이상 의료진 사명감에 맡겨선 안돼요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1.06 08:34
  • 수정 2021.01.06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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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력 확충, 노동조건 개선의 시작
[인터뷰] 나순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인터뷰] 나순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덕분에 말고 #늘려요”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로 홍역을 치렀던 지난 8월, 보건의료노조는 ‘#덕분에’ 캠페인 대신 ‘#늘려요’ 캠페인을 제안했다.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하는데 그치지 말고 정말 필요한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의 확충이었다.

다만 부족한 보건의료인력은 비단 코로나19 시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의료현장에서는 언제나 부족한 인력과 싸움을 해왔다. 보건의료노조 5대, 8대 위원장에 이어 이번 9대 위원장에 당선된 나순자 위원장은 누구보다 보건의료인력 확충에 앞장서 온 사람이다. 보건의료노조 최초로 연임과 3선에 동시에 성공한 나순자 위원장을 12월 13일 오전 10시 서울시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 먼저 당선 소감부터 듣고 싶다.

연임이긴 하지만 위원장을 맡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 당선 전까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떠올랐다. 그런데 막상 당선되니 3선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 보건의료노조 5대 위원장(2009~2011)과 직전 8대 위원장(2018~2020)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9대 위원장(2021~2023) 선거에 나선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3년을 되돌아보니 여러 성과가 있었다. 굉장히 해묵은 과제였던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문제를 해결했다. 보건의료인력법(이하 인력법)도 2019년 4월 국회를 통과했다. 제주영리병원 저지 투쟁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조직화를 통해서 임기 초반 5만 명에서 약 7만 5,000명으로 조합원을 확대했다.

이런 성과를 발판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보건의료인력과 공공의료가 얼마나 부족한지 온 국민들이 다 알게 됐다. 보건의료인력을 늘리고 공공의료 확대를 추진하고 싶다.

또 하나는 불법의료 문제다. 의사가 부족하니 의사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할 수밖에 없다. 현장 조합원 간에는 해묵은 문제였지만, 그동안 실태를 드러내기 어려웠다. 고발한 간호사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불법의료 문제가 이번에 크게 이슈화된 참에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한 축은 산별노조 운동과 관련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1998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산별노조다. 산별노조의 역할은 두 가지다. 산업별 정책에 개입력을 높이는 것과 보건의료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상향평준화시키는 것이다.

현재 보건의료노조를 보면 정책 개입력은 많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노동조건은 1998년 이전보다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를 본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를 노동조합이 대비해야 한다.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디지털 기술변화, 저성장‧저출산‧고령화, 기후위기 등 임박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향후 10년을 준비하려고 한다.

- 현재 현장 조합원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보건의료산업은 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산업이다. 그래서 일자리 걱정은 별로 없다. 취업 잘 된다는 소문에 간호대학을 굉장히 많이 간다. 하지만 취업 이후 1년 이내 사직하는 비율이 2019년 기준 42%였다.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지금은 50% 가까이 될 것 같다.

병원은 24시간 일해야 하는 곳이다. 자동차 공장처럼 주간연속2교대를 도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환자를 돌봐야 하기에 평생 3교대를 해야 한다. 노동강도가 너무 센 상태에서 3교대를 해야 하는 힘겨움을 조합원들이 많이 호소한다.

- 야간근무 가이드라인 마련, 교대근무제 개선, 주36시간 근무 등의 공약이 나온 배경인 것 같다. 어떻게 추진할 예정인가?

야간근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 한다. 야간근무 때 노동강도가 엄청 세다. 병원에서는 밤에 환자가 잔다는 이유로 야간근무 인력을 확 줄여버린다. 하지만 밤에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야간근무가 발암물질이라고도 하지 않나. 야간근무 시 명확한 업무분장과 적정인력 배치가 필요하다.

교대근무제를 규칙적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현행 교대근무제는 굉장히 불규칙하다. 철도 사업장은 1년 후 근무도 뭔지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규칙적인 교대제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그냥 매달 부서장이 근무표를 짠다. 다음 달 근무표가 2~3일 전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쉬는 날인데도 다른 동료가 아파서 불려가는 등의 경우가 정말 비일비재하다. 불규칙적인 교대제 때문에 일과 생활의 균형이 다 깨져버린다.

그리고 2004년 7월 1일 주5일제가 시행된 이후 주40시간 밑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자는 이야기가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대근무자부터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해야 한다고 봤다. 병원에서는 경험과 경륜이 많은 사람들이 환자를 돌봐야 더욱더 안전하다. 보건의료노동자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일해야 환자도 안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조건 개선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교대제 개선과 관련해서 현행 3교대를 2교대로 바꾸자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용자들은 2교대, 12시간 근무제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 노조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8시간 일하는 것도 힘든데 12시간을 일하면 어떡하나. 우리나라 병원은 노동강도가 무척 세기 때문에 12시간씩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또한 장시간 일할수록 피로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물론 2교대 근무를 하게 되면 휴일이 많아진다. 사용자들은 이왕 일할 때 많이 일하고, 또 많이 쉬면 좋지 않느냐고 이야기한다. 현장을 모르는 소리다. 8시간 일하는 것도 힘들어죽겠는데 12시간까지 일하라는 건 죽음이다.

- 교대제 개선이나 노동시간 단축은 필연적으로 인력 충원 문제를 가져온다. 2019년 4월 인력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준점은 마련된 상태다. 그러나 실질적인 논의체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은 의사까지 포함하면 110만 명 정도다. 그런데 이 인력에 대한 관리방법, 적정인력 수준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그동안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인력법 안에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그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종합계획은 5년마다 한 번씩 세우게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보건의료인력정책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보건의료인력지원기관(이하 인력원)을 지정을 해서 운영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법안에 들어가 있는데도 보건복지부가 시행하지 않았다. 사실 2019년 10월부터 인력법을 제대로 실행했으면 의사들의 진료거부 사태는 없었을 거다. 하루빨리 인력법을 시행해서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 문제를 논의하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심의위원회 구성 중에 있다. 위원 선정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력원은 아직 설립 단계는 아니지만 공모 중인 것 같다.

ⓒ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 최근 대한간호협회에서 간호사 유연근무제 시범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긍정적으로 화답한 상태인데, 유연근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연근무제는 쪼개기 노동이며 질 낮은 노동, 저임금 노동을 양산한다. 절대 반대한다. 이미 이명박 정권 때 시간선택제라는 이름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지만 실패로 결론 났다. 또한 병원에서는 3교대로 8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8시간 근무를 마치고 나면 다음 근무자에게 환자의 상태를 반드시 인수인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임신‧육아기 2시간 단축 근무도 못하는 실정이다. 8시간 근무에서 2시간 빠져버리면 그동안 누가 환자를 보는가? 그 2시간을 위해서 새 사람을 채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3교대 근무에서 유연근무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대한간호협회나 보건복지부가 너무 현장을 모르고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든다.

- 산별노조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섭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공약했다. 그 일환으로 단체협약위원회를 상설기구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공약이 나온 배경이 궁금하다.

보건의료노조는 1998년 가장 먼저 산별노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산별교섭을 하지 못했다. 사용자단체가 나서지 않아서다. 그러다가 2004~2009년도까지 산별교섭을 진행했다. 대형병원과 국‧사립대병원이 2009년 산별교섭을 보이콧하면서 지금 상태로 왔다. 지금은 중소병원, 특수목적공공병원이 산별교섭에 참여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노동조건 상향평준화는 산별교섭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산별교섭이 안 되다 보니 격차가 너무 커졌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노동조건 상향평준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느꼈다. 현장 간부들이 직접 참여하는 단체협약위원회를 상설화할 것이다. 각 병원의 단체협약을 비교하면서 노동조건 상향평준화를 위한 전략과 교섭구조 등을 논의 하려고 한다.

- 노동조건 상향평준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슬리핑 오프를 예로 들겠다. 현재 단체협약으로 야간근무를 몇 개를 하면 유급으로 슬리핑 오프를 받는 병원이 있다. 야간근무를 하고 하루를 쉬면 이 쉬는 날은 잠자기에 바쁘다. 휴일이 없어지는 거다. 그래서 야간근무 5번 정도 하면 슬리핑 오프를 유급으로 부여하라는 게 올해 단협 공동 요건이었다.

하지만 병원 상황 따라 슬리핑 오프를 주는 데도 있고 못 주는 데도 있다. 또 주는 곳도 5개에 하나, 7개에 하나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복지, 임금 등 노동조건을 상향평준화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산별임금체계와 단체협약 관련해서 전문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를 가지고 단체협약위원회에서 현장의 간부들과 함께 토론할 예정이다.

- 보건의료노조에서는 현재 산별중앙교섭-특성교섭-현장교섭 등 3중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교섭구조에 대해 알려 달라.

산별노조의 역할을 위해서 교섭구조는 중층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산별중앙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전체 조합원의 문제를 가지고 교섭을 진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특성교섭에서 지방의료원, 사립대병원, 국립대병원 등 병원특성별 문제를 다룬다. 또한 중앙교섭과 특성교섭에서 결정된 내용을 자기현장에 맞게끔 구체화하고, 그 병원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 교섭이 필요하다.

다만 현장의 문제를 노사관계로 다 풀 수는 없다. 정책이나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노정교섭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노사정이 또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 문제는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 2009년 국‧사립대병원이 보이콧한 이후 현재의 산별교섭은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교섭틀을 ‘3중 파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 집단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사용자가 교섭에 나오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노조가 힘이 있고, 그 힘을 바탕으로 강력한 투쟁을 했을 때 사용자는 나올 수밖에 없다. 2004년 산별총파업을 통해 처음으로 산별교섭을 쟁취했을 때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산별교섭 법제화다. 앞으로 3년 동안 이 두 방안을 노력하려 한다. 실제로 불법의료문제나 교대제근무 개선 등은 한 개 병원 사용자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더불어 대사업장이 산별교섭에 참여하지 않는 산별노조가 많다. 함께 연대해서 민주노총 차원에서 산별교섭 법제화하는 투쟁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공공의료 확대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허나 공공의료와 관련된 사항은 노사 교섭에서만은 풀 수 없고 노정, 노사정이 함께 풀어야 하는 사안이다. 보건의료노조의 노사정 교섭(대화)의 기본 방침은 무엇인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산별노조 모두에게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금속산업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고용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문제는 노사정이 같이 모여서 논의해야 한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업종별로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감염병이 5~6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고용안전망, 사회안전망 등을 주요하게 논의해야 한다면,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의료안전망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미흡했던 부분도 많았지만, 불발이 된 게 개인적으로 아쉽다. 보건의료산업의 경우엔 공공의료 강화나 의료안전망 강화, 보건의료인력 문제 등 굉장히 의제가 명확하고 또 시급하다. 우선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 사회적 대화에 관한 민주노총 내부의 반발이 있다.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7월 23일 대의원대회 건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부결이다. 2019년 1월 대의원대회에서는 경사노위 참여 건이 부결됐다. 경사노위를 참여할 수는 없으니 경사노위가 아닌 사회적 대화 틀을 새롭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 현장 조합원에게 산별교섭 강화 및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나의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병원 사용자 하고만 교섭과 투쟁을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불법의료문제, 교대제 개선, 인력확충문제 등은 전체 제도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따라서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교섭뿐만 아니라 업종교섭, 노사정대화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투쟁을 함께 해야 이겨 나갈 수 있다. 산별 투쟁과 교섭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

-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관한 공약도 돋보였다. 특히 기후위기와 관련한 노조와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 확대 공약도 있었는데,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는가?

코로나19는 기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탈탄소사회로 전환하는 데에는 정부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환경문제와 관련해서 병원과 의료기관도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감염문제 때문에 일회용품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다. 여태까지는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 종이컵 안 쓰기, 종이 없는 회의 정도만 실천했는데, 앞으로 더 나아가서 환경단체와 기후 위기 관련 연대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정책 개입력을 높여갈 수 있다고 본다.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이다. 일차적으로는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 역할도 있지만, 또 다른 하나는 근본적으로 사람을 아프게 하는 환경과 기후를 바꿔내는 것도 보건의료노조와 의료기관들의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 전에 고려대학교 노동문화대상 노동복지분야 대상을 받았다. 7만 5,000명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조합원의 투쟁은 나의 권리와 나의 노동조건 개선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나라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맞아 특히 조합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피로도도 높아지고 굉장히 힘든 상태다. 그럼에도 환자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명감을 요구해서도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조합원도 산별투쟁과 의제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한다. ‘돈보다 생명’이라는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