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맹점주협의회-배달의민족, 상생협약 체결
전국가맹점주협의회-배달의민족, 상생협약 체결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2.15 18:48
  • 수정 2021.02.15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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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중개플랫폼·자영업자 문제 해결할 테이블 꾸려져
​​​​​​​플랫폼 광고 시, ‘깃발 거리’보다는 ‘매장 거리’가 우선
15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자영업자(전국가맹점주협의회) 상생협약식 체결 현장. 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 전국가맹점주협의회
15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자영업자(전국가맹점주협의회) 상생협약식 체결 현장. 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주문중개플랫폼과 자영업자 사이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협의기구가 발족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주문중개서비스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15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상생협약의 가장 큰 의의는 주문중개플랫폼과 자영업자가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됐다는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우아한형제들은 상생협의회를 통해 수수료나 광고 노출 등 주문중개플랫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뜻을 모았다.

또한 과도한 ‘깃발 꽂기’도 지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우아한형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게 하는데, 그중 ‘울트라콜’이라는 제도는 자영업자에게 ‘깃발 꽂기’로 알려져 있다.

울트라콜 제도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자신의 영업점 주소가 아니더라도 최대 10개의 주소에 광고를 낼 수 있다. 광고 주소로부터 1.5~3km 반경이 설정되며, 해당 광고 주소(깃발)와 소비자의 위치가 가까울수록 주문중개앱의 상단에 검색된다. 광고 주소를 1건 등록할 때마다 월 8만 8,000원이 소요된다.

울트라콜 제도는 자영업자에게서 ‘더 많은 깃발을 꽂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상생협약에서는 ‘고객과 가까운 매장 순서’을 기본으로 광고를 노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상생협약식에 참석한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깃발이 아니라 고객과 가까운 매장을 먼저 표시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과도하게 깃발을 꽂을 필요가 줄어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문중개플랫폼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가맹점주 70%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하고, 가맹본부의 비용부담액이 전체의 50%를 넘도록 했다. 각종 프로모션의 비용을 가맹점주가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덧붙여 배달의민족-가맹본부-가맹점주 각각이 부담하는 프로모션 비용의 비율도 공개하기로 했다.

그 밖에 이번 상생협약의 주요 내용으로는 ▲단골고객확보를 위해 고객 전화번호 및 주문이력 제공(고객 동의 시) ▲플랫폼 상 광고노출 기준에 대한 일정부분 정보공개 ▲배달의민족 프로그램과 기존 주문·배달·판매시점 정보관리(POS) 프로그램 간 호환성 개선 ▲리뷰정책 개선 등이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 더불어민주당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협약 이후에도 정기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다른 주문중개플랫폼사도 상생협의회에 참여하도록 하여 전체 주문중개플랫폼사와 자영업자의 협의체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일단 환영’이었다.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 원장은 “자영업자와 상생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와 주문중개플랫폼과 배달 노동자 이해당사자 3자의 협의와 이해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도 “(우아한형제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배달업계 여러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려고 하는 차원의 문제의식은 필요하다”면서 “다만 라이더와 관련한 문제에서도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여전히 배달료 책정에 있어서 기준과 근거를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우아한형제들은 상생협약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논의단계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번 상생협약의 책임의원으로 우원식·이학영·이용우 국회의원을 선정했다.

우원식 의원은 “오늘 협약은 코로나19 시대 각 경제주체가 연대하여 마련한 결과물이라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의 법과 제도가 오늘의 협약과 같은 연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민생 현장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사회적 대화 구성과 갈등 중재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