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복귀 1년, 김진숙 사장 만납시다!”
“도로공사 복귀 1년, 김진숙 사장 만납시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5.12 20:15
  • 수정 2021.05.1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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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복귀 1년 맞은 톨게이트 노동자들,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에 면담 요청
ⓒ 노동과세계
민주일반연맹이 12일 오전 경상북도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도로공사 규탄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 노동과세계

자회사 형태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7개월간 투쟁 끝에 직접고용돼 1년 전 현장으로 돌아간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 다시 모였다.

이들은 노동자를 배제한 사측의 일방통행으로 쌓인 현장문제 해결을 위해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유진, 이하 민주일반연맹)은 12일 오전 경상북도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현장에 복귀한 지 1년(5월 14일)이 다 돼가지만 소속만 바뀌었을 뿐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일반연맹은 제대로 된 업무와 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도로공사가 이미 자회사로 넘긴 요금수납 업무 대신 별도직군인 ‘현장지원직’으로 일하고 있다.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은 “한 달 임금 실수령액이 170만 원대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며 “또한 도로공사는 국도 다리 밑 등 그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았던 곳까지 청소하라는 등 억지 업무를 만들어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업무를 달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현재 졸음쉼터, 법면, 교량하부 등 환경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톨게이트 입구업무 등 요금수납업무는 자회사로 이관되어 배치가 불가하다”며 “지난해 TF를 통해 추가 신규직무를 발굴했고, 직무공모를 실시하였으나 참여율이 저조(5개 직무 640명 공모/ 총 15명 지원)해 직무 확대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탄압을 멈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1월 14일 도로공사는 2019년 투쟁으로 검찰에 기소된 민주노총 조합원 13명에게 인사규정을 근거로 직위를 해제했다. 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이 나오면 해고할 수 있단 경고도 했다. 

하지만 투쟁의 최일선에 섰던 도명화 지부장은 지난 7일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을 기다리는 다른 조합원들은 형이 더 낮게 나올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일반연맹은 “금고 이상의 형을 기대했을 도로공사에겐 유감스러운 선고일지 모르나 노동자 입장에선 터무니없는 선고”라며 “그럼에도 벌금형 선고로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도로공사는 모든 직위해제자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노조탄압 과잉대응이 아니다. 형사사건 기소 시 인사규정에 따라 전 직원 예외 없이 적용 중”이라며 “직위해제는 임시적 인사 조치로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후속 조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 민주일반연맹
12일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결의대회를 열자 도로공사는 본사 셔터를 내리고 차로 입구를 막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건물 밖으로 나와 노동조합의 면담 요구안을 전달받았다. ⓒ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런 현장문제를 풀기 위해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도명화 지부장은 “김진숙 사장은 1년 넘게 ‘시간이 필요하다’, ‘업무 파악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김진숙 사장은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현장 갈등을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도로공사에 전한 면담요구안에는 ▲직위해제 징계 철회 ▲고용단절자들(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중 불법 파견업체를 퇴사한 노동자들. 이들 중 1심에서 직접고용 판정받은 사람 있음) 직접고용 ▲노조 사무실 제공 등 노조활동 보장 ▲최저임금 수준인 현장지원직에 적용되는 임금피크제 폐지 ▲노조 대표 참가 보장 실질적 상생협의체 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의대회를 마친 이들은 본사 정문 앞에 나온 도로공사 관계자에게 면담요구안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본사 주차장 입구부터 사측에 막혀 30분가량 대치했다고 전했다. 또한 셔터를 내리고 차로 막힌 본사 정문 앞에선 직원들이 내려와 막아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