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전기차’ 코란도 E-모션 양산 코앞, ‘회생기회’ 되나?
쌍용차 ‘전기차’ 코란도 E-모션 양산 코앞, ‘회생기회’ 되나?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5.24 22:40
  • 수정 2021.05.24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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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생산 목전 현장 기대감 상승 “사활을 건다”
법정관리 위기 반전 계기될까?
쌍용차의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의 티저 이미지(프로젝트 명 E100) ⓒ 쌍용자동차
쌍용차의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의 티저 이미지(프로젝트 명 E100) ⓒ 쌍용자동차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쌍용차의 전기차 모델 ‘코란도 E-모션’이 양산 직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란도 E-모션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 모델로 준중형급 SUV 차량이다. 지난 4월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란도 E-모션은 1회 충전 시 306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아 니로 EV와 소울 EV(386km),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06km) 아이오닉5(429km)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종 출시 단계에서 주행거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품질에 대한 담금질을 하고 있다”면서, “아직 공식적으로 인증된 것은 없다. 최종적으로 사양이 세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란도 E-모션 출시가 임박하면서 현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장 노동자 A씨는 “양산단계에 들어가기 전 단계로 시험차량을 만들고 있다”면서 “6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굴러가다가 서더라도 꼭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로 사활을 걸고 있다”고 알렸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코란도 E-모션 출시가) 쌍용차가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현장의 기대감이 크다”면서, “다만 성능에 있어서 다소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쌍용차가 절박한 상황에 놓인 만큼 빠르게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코란도 E-모션의 출시 배경에는 최근 강화된 환경규제의 탓도 크다. 환경부는 지난 2월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의 2012~2019년 이행실적 평가를 공개했다. 여기서 쌍용차의 이행실적은 총 –1,296,109g/Km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2012~2019년도까지는 1g/km당 3만 원, 2020년도는 5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향후 3년 동안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을 기준치 이하로 줄이지 못하면 수백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환경규제에 따라 완성차업계에서는 “라인업에 전기차를 올리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동종사인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자동차 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를 수입 판매하여 해당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전기차 수입 판매가 불가능한 쌍용차는 전기차 모델 출시가 절실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2020년부터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더욱 강화됐다. 2021년 97g/Km인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2030년 70g/Km까지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코란도 E-모션은) 만들지 않을 수 없는 차”라면서 “각 브랜드 판매 차종의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을 내서 정부 기준 이상을 넘어갈 시 부담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수치가 내연기관차만으로는 도저히 달성 불가능한 수치다. 전기차가 포토폴리오에 들어오지 않으면 달성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쌍용차의 코란도 E-모션 출시가 현재 기업회생절차로 위기를 맞은 쌍용차에게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전기차 개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잠재적인 인수대상자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민규 연구실장은 “쌍용차는 투자만 되면 잘할 곳이다. 최근 주요 전기차 플랫폼이 스케이트 보드형으로 출시되는데, 쌍용차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프레임 타입과 닮은 형태”라면서, “스케이트 보드형 플랫폼과 유사한 프레임 타임 차량을 많이 만든 쌍용차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당장에 실적 개선에 도움 되지는 않는다.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면서, “쌍용차가 오랫동안 전기차를 개발해온 만큼 코란도 E-모션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