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직업성 암 환자” 74명 3차 집단 산재 신청
“우린 직업성 암 환자” 74명 3차 집단 산재 신청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6.03 17:52
  • 수정 2021.06.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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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2월에 이어 세 번째… 누적 95명 참여
“암도 산재다”… 직장갑질119, “숨어있는 직업성 암 환자 계속 찾을 것”
2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전국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 참여와혁신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지난 4월 2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전국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 참여와혁신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직업성 암’ 피해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세 번째 집단 산재 신청이다.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이하 직업성암119)는 앞서 4월 28일 ‘전국 직업성·환경성 암 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을 열고 전국에 있는 직업성 암 환자를 찾아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후 한 달 동안 전국 분야별·직종별 직업성 암 환자 74명을 추가로 신청받아 세 번째 대규모 집단 산재 신청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1차 신청에서는 10명, 2차 신청에서는 11명이 함께했다. 이어 이번 3차 신청에 74명이 추가 신청하면서 총 95명의 노동자가 직업성 암 환자 찾기에 함께하게 됐다. 직업성암119는 “누적 신청자 수가 한 해의 신청자 수인 200명대의 절반에 가까운 95명이라는 건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차 신청에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 24명, 플랜트건설 노동자 19명,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 15명, 전자산업 노동자 8명, 지하철 승무노동자 2명, 화학 산단 노동자 2명 등 1·2차와 비교했을 때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누적 현황을 살펴보면 폐암이 33명(4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백혈병 12명(16%), 유방암 9명(12%), 갑상선암 5명(6%), 방광암 2명(3%), 위암 2명(3%), 대장암 2명(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뇌종양, 내분비암, 식도암, 간암 등 9개 질병에 대해서도 각 1명씩 신청했다.

지역별 분포는 경북 18명(24%), 경남 14명(19%), 경기 12명(16%), 전남 10명(14%), 충남 7명(9%), 전북 6명(8%), 강원 2명(3%), 서울과 충북 각 1명이다.

직업성암119는 “3차 집단 산재 신청이 우리나라 직업성 암 문제해결을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갖춰진 직업성암119 체계를 통해 아직도 감춰져 있는 전국 직업성 암 환자를 찾는 운동을 지속함과 동시에 제도개선을 위한 법안 발의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직업성암119가 요구하는 법안은 △병원을 통한 직업성 암환자 감시체계 구축법안 △적용기준을 확대한 직업성 암 추정의 원칙 법안 △대상물질 확대와 노출기준이 적용된 건강관리수첩제도 개정안 △노동자 알권리 보장을 위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등 네 가지다.

이를 위해 직업성암119는 6월 내 제도개선 국회 토론회 개최를 통해 법안을 마련하고, 7월부터는 법안 발의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을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