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초인이 아닌, 나의 참여로
[발행인 칼럼] 초인이 아닌, 나의 참여로
  • 박송호 발행인
  • 승인 2021.11.08 22:25
  • 수정 2021.11.08 2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송호 참여와혁신 발행인

박송호 참여와혁신 발행인

 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계절의 깊이만큼이나 우리사회의 갈등과 냉소주의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야구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좋아한 야구팀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구단이지만 우승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 팀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들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인즉 구단의 지원이 적은 팀인데도 ‘헝그리정신’으로 우승을 했다는 겁니다. 반면 엄청난 지원을 받는 팀은 승부근성 등이 없어서 우승을 못 한다는 류의 기사들이었습니다.

사실 구단의 지원은 적었지만 선수들이 대단했습니다. 적게 투자한 기업이 엄청난 지원과 투자를 한 기업의 팀을 이겨버렸을 때는 그럴 수도 있겠거니, 내가 응원한 팀이 이기고 우승을 했으니 그게 더 중요했습니다. 적은 지원을 받는 선수들이라고 애향심만으로 구단을 선택했겠습니까. 지역연고라는 어쩔 수 없는 족쇄도 한몫했겠지요. 하지만 많은 지원이 승부근성이 떨어지는 선수로 폄하되는 근거가 됐을 때 당혹스러웠습니다. 적은 돈으로 우승을 하는데 누가 큰돈을 들이겠습니까?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는 노력이 실력을 가늠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다릅니다. 노력만이 아닌 재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여전히 ‘하면 된다’는 전근대적 구호와 악바리 근성의 효율성이 각인되어있습니다. 물론 정신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세월이 흘러 최근에는 사회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10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발사됐습니다. 하지만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발사체라고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실패라고는 하지만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격려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국민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이룬 쾌거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우주는 실패를 용인하는 나라의 특권이자 신령한 영토”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이 될 것이다”라는 멋진 기사제목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한편 최근 한 대선 여론조사를 봤습니다. 대선후보 모두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배 이상 높게 나왔습니다. 동의하는 시대정신도 약하고,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후보도 없다고 합니다. 아마 양극단의 소음에 지쳐 양극단 너머, 상식의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서일지도 모릅니다. 격하거나 과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기도 할 것입니다. 역시 이제는 나와 우리의 현실에서 참여와 연대로 풀어가야 합니다.

더 이상 초인을 기다리지도, 초인을 꿈꾸지도 맙시다. 나의 참여 속에 신뢰와 목적으로 함께 만드는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일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