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전태일 노동상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9회 전태일 노동상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11.11 13:33
  • 수정 2021.11.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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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 “사회연대임금전략 등 산별노조의 존재 이유 행동으로 보여줘”
13일 ‘전태일 51주기·이소선 어머니 10주기 합동추도식’에서 시상 예정
ⓒ 참여와혁신 DB
ⓒ 참여와혁신 DB

제29회 전태일 노동상 단체부문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홍배)이 선정됐다. 전태일 노동상 심사위원회는 “금융노조는 사회연대임금전략을 단체교섭으로 구현한 모범을 만들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한국노총 소속 조직이 전태일 노동상을 수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오랜 시간 산별교섭을 지키려 했던 과정과 결과를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해주신 것 같다. 산별을 통한 임단협이 더 많은 조직에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취약한 노동자를 위해서 목숨 걸고 투쟁하는 조직과 활동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을 받게 돼서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지난 10여 년간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대비 2배 정도 올리는 ‘하후상박 임금전략’을 산별교섭에서 관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후상박 임금전략은 임금이 높은 집단의 임금은 조금 올리고, 임금이 낮은 집단의 임금은 많이 올려서 두 집단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임금협상 방식이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70~80% 수준으로 격차가 줄었다.

심사위원회는 임금 인상분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금융노조는 2020년 임금 인상분 1.8%에서 절반인 0.9%는 용역, 파견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 및 실업 대책을 위한 근로복지진흥기금 등에 사용했다. 나머지 절반은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로 조합원에게 지급해 소상공인 보호와 내수 활성화를 모색했다.

금융노조가 2021년 한 해 동안 벌인 다양한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심사위원회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올 한 해 벌인 지원 사업은 ▲한국노총재단과 함께 국내에 유학 온 920명의 미얀마 학생들에 대한 생활비 24억 원 지원 ▲녹색병원을 통해 취약계층 노동자 및 미등록 이주 아동 의료비로 4억 원 지원 ▲애니메이션 <태일이> 제작에 3억 원 후원 ▲국립중앙의료원을 통해 무보험 외국인 코로나19 의료 진료비로 1억 원 지원 ▲노조 자체 예산 5,300만 원 지원하여 ‘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설립 주도 등이다.

심사위원회는 “(금융노조는) 산별노조와 산별교섭의 존재 이유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전체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에 기초한 저항 운동은 기업과 업종, 지위와 고용 형태, 그 모든 울타리와 경계를 넘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일터와 삶터에서 이뤄져야 하고, 이를 실천하는 노동자가 진정한 전태일의 계승자, 오늘의 전태일”이라고 전했다.

29회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은 오는 13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릴 ‘전태일 51주기·이소선 어머니 10주기 합동 추도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전태일 노동상 개인부문은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전태일재단 관계자는 신청자가 없어서 개인부문은 수상자를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