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역사를 넘어 현실의 승자, 바로 당신이기를
[발행인 칼럼] 역사를 넘어 현실의 승자, 바로 당신이기를
  • 박송호 발행인
  • 승인 2022.02.01 14:00
  • 수정 2022.02.1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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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호 발행인
박송호 발행인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공약 1호, ‘광주형일자리’를 아십니까?

광주형일자리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으로 발전돼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광주형일자리가 시작될 때의 일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지방은 어려웠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은 서울로 떠났습니다. 활기를 잃은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노동의 참여를 통한 지역혁신운동, 광주형일자리가 시작됐습니다. 

세상에 100% 성공이 확실한 대안이 어디 있겠습니까? 첫술에 배부를 ‘한 방’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정작 누군가 대신해 달라고, 해줄 거라 기대해놓고 그 기대가 좌절되고, 이번에는 다를 거야 하는 희망이 실망으로 확인되는 게 다반사입니다. 답은 이해당사자, ‘나’의 참여와 책무에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민주주의’가 발전한 경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참여와 책임’, 그리하여 ‘위임받은 권력에 대한 대변과 책임’입니다. 대의로서의 민주주의가 생활의 민주주의로 전환하려면, 당연히 자신의 삶에서 ‘참여’와 ‘책임’은 나의 삶과 사회를 이끄는 양 수레바퀴입니다. 

그 당시 광주광역시 주요 구성원들 대부분은 ‘이게 되겠냐’는 반응이었습니다. 노동계 내부의 반대는 더 심했습니다. ‘하향평준화’될 거라는 대기업노조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지방정부의 인식도 부족했습니다. 노동의 참여와 상생이라는 명제를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오인해 거부감과 오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극복했던 것은 광주형일자리를 주도했던 박병규 전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등의 소통 과정에서 키워진 신뢰였습니다. 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의 어려움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해 광주형일자리를 활용했던 몇몇 정치인과 노조 지도자의 얄팍한 수였습니다. 

상황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서민의 삶이 어려울수록 사회적으로 절대적 능력자나 시대적 대의를 갖춘 사람을 찾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가 아니라 ‘누가 적합한가’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대선이나 정치가 딱히 감동적이지 않은 것은 사람이 없는 것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뛰어넘어 다른 방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반증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려면, 우리사회가 수없이 겪으며 되풀이했던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서려면, 과거를 탓하기보다 현실에서 소통을 통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쉽게 잊어버리고 있던 ‘민주주의’입니다.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전문성에 책임을 지며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권리와 요구만 있는, 무한한 권리와 요구가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니면 말고’나 ‘웃자고 하는 것’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나의 권리와 요구에 대해 내가 져야 할 책무는 무엇인가? 발전하는 민주주의와 산업전환의 시기에 내가 해야 할 현실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임금격차는 너무 심각합니다. 자본의 탐욕만을 탓할 게 아닙니다. 냉소하며 비판한 이들이 어느 순간 공로자가 되어 과실을 따먹는 것을 많은 이들은 허탈하게 바라봅니다. ‘광주형일자리는 절대 안 될 거’라며 악담을 퍼붓던 누군가는 이제 와서 공로자 행세를 합니다. 광주형일자리와 지역혁신을 위해 ‘진짜’ 헌신하고 있는 이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역사를 넘어 현실의 승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