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산재사망 1위 기업 현대건설...모두 하청 노동자
21년 산재사망 1위 기업 현대건설...모두 하청 노동자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2.04.27 14:27
  • 수정 2022.04.2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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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02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개최
2명 이상 사망자 발생한 기업의 66.6%가 건설업종
27일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열린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지난해 업무상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은 현대건설이었다.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6명으로 모두 현대건설 하청 업체 소속이었다. 산재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 또한 건설업이었다. 사고 유형은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추락, 끼임, 낙하물 피해 등이었다.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하 공동캠페인단) 등은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걸설 본사 앞에서 ‘202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1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2명 이상 발생기업’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산재사망 발생 건수에 따라 기업 순위를 매겼다. 하청업체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도 원청 기준으로 합산했다.

공동캠페인단은 산재사망이 6건 발생한 현대건설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했다. 현대건설은 2007년, 2012년, 2015년에 이어 네 번째로 선정됐다. 2위는 화장품 원료 생산 기업인 대평으로, 노동자 5명이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공동캠페인단은 “꾸준히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노동부에서 진행한 주요 현장 감독을 통해서 총 25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당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산재사망자 중 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5위에 오른 9개 기업의 산재사망자 34명 중 27명이 하청 업체 노동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 산재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번 선정식 1위부터 공동 3위에 오른 기업 4곳 중 3곳이 건설업으로 현대건설(1위), 대우건설과 태영건설(공동 3위) 등이다. 산재사망 노동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기업 39곳 중 26곳(66.6%)도 건설업에 해당한다. 공동캠페인단은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

선정식에선 시공 현장에서 연달아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담당 간사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에서 철거 중 건물 붕괴로 버스 승객 등 17명의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자, 정몽규 당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전사적 대책 수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7개월 뒤 광주 화정에서 아파트 외벽 붕괴로 6명의 죄 없는 노동자 사망했다”며 “말로만 재발 방지 대책을 외친 게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우 간사는 "건설사고 시 원청에 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으로 그치고 있다“며 ”반드시 제대로 된 처벌로 향후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으로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기업의 산재사고 예방대책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강은미 의원이 발의안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중대재해 적용 범위에 5인미만 사업장 포함 ▲50인미만 사업장 법 적용 유예 조항 삭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에 대한 법정형 하한 3년으로 상향 ▲공무원 처벌 규정 신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