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방문한 이정식 장관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도입’에는 침묵
한국노총 방문한 이정식 장관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도입’에는 침묵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2.05.16 11:13
  • 수정 2022.05.1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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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위원장은 “윤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서 노동의 주변화·고립화 우려”
이정식 장관 “노동계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믿음, 변치 않고 경청할 것”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정식 노동부 장관에게 새 정부의 노동 정책에 우려를 전하며 ‘노정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정식 장관은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했다. 지난 11일 취임 이후 노동계와 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이정식 장관은 한국노총에서 26년간 정책기획국장·정책본부장·사무처장 등의 요직을 맡아왔다.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등 새 정부의 노동 정책에 반대를 분명히 하며, 노동계와 대화로 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모두발언에서 김동명 위원장은 “격변의 한국 노동운동을 온몸으로 헤쳐오신 장관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오랜 시간 동지였으나, 이제 때론 갈등과 대립의 공간에서, 때론 대화와 협상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만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총 110개 과제 중 7개로 축약된 노동정책의 내용을 놓고 봤을 때, 국정운영 전반에서 노동의 주변화, 고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노동자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체계와 근로시간에 대한 정부 주도의 개입시도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있다”고 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한 부분도 묵과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동명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밝힌 국정과제 중 하나인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면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노정 간 대화”가 중요하다며 “노동부의 내부 편재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한국노총과의 정책간담회 등 다양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이정식 장관은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김동명 위원장이 지적한 노동시간과 임금체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등에 관한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이정식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는 아시다시피 노동계 일원으로서, 동지로서 같이 목소리를 냈지만 이제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하는 책무를 갖고 만나게 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산업·노동의 전환적 변화의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한편, 일자리 부족 문제,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노총의 협력과 참여, 그리고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식 장관은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저도 한국노총에 있을 때 정부가 늘 노동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믿고 주장해온 만큼, 그 생각 변치 않고 늘 경청하겠다”며 “앞으로 자주 뵙고, 고용·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 언제든지 기탄없이 말씀해주시고, 대통령께서도 한국노총이 친구고 노동이 친구라고 하셨는데 늘 여러분께서도 의견 주시면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정식 장관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언급한 노동 정책은 ▲안전하고 공정한 일터 ▲노사 상생과 연대적 노사관계 구축 ▲구직을 위한 적극적 뒷받침 등이다.

이정식 장관은 “일하는 국민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하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노사가 공감하고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노사상생과 연대의 노사관계 구축도 병행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30분께로 예정된 이정식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4차 전체회의 일정으로 잠정 연기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서 열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 방문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