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7월, 창간 15주년 행사 이후 참여와혁신은 성산동으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이른 아침 시작한 이사는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습니다. 방대한 양의 자료 때문이었습니다.
2년 전 9월, 참여와혁신은 혁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회사 공간에 변화도 주고 회사 문화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공간의 변화를 위해 가장 큰 숙제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였습니다.
다소 뒤죽박죽 섞였던 그 방대한 자료의 정체는 주간노동자신문, 노동일보. 저장매체가 발달하기 전 참여와혁신 자료를 저장해둔 CD들, 관련 자료와 책들이었습니다. 참여와혁신이 왜 이 자료들을 가지고 있냐고요? 1989년 주간노동자신문 창간, 사세를 확장해 1999년 노동일보 창간과 부침, 이후 2004년 참여와혁신 창간. 이 시간들이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옮기고 정리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정리된 역사의 보관은 필요했습니다. 주간노동자신문, 노동일보, 참여와혁신을 만들었던 혹은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발자취이기도 했지만, 한국 사회 노동의 최근 30여 년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생해주신 덕분에 자료를 광주로 옮기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광주 자료실 문 앞에는 주간노동자신문 현판이 있습니다. 자료실 문을 당기고 들어가면 왼쪽 벽에는 윤상원관 현판이 있습니다. 노동일보 창간과 함께 양평동 사무실을 열 때 신영복 선생이 쓴 현판입니다. 그리고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 작은 문을 열면 책장에 꽂히거나 누워 있는 신문과 잡지들이 보입니다. 중복되는 신문과 잡지를 추려 큰 공간을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만, 30여 년의 시간이 모여 있어 조그마한 공간의 무게는 꽤 나갔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광주 자료실에 보관된 시간 이후 참여와혁신이 기록한 것들도 쌓일 예정입니다. 그만큼 참여와혁신 광주 자료실의 무게도 더해질 겁니다. 더해질 무게를 생각하니 역사에 필요한 기록과 이야기를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