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PP센터 통폐합 중단하거나 지원대책 마련하라”
“SSG닷컴, PP센터 통폐합 중단하거나 지원대책 마련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08.23 19:20
  • 수정 2022.08.23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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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조 “SSG닷컴, 일방적 통폐합 통보···노동조건 악화 우려”
통폐합 시 이마트로 고용·노동조건 승계, 전환배치에 따른 교통비 지급 등 요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3일 서울시 강남구 SSG닷컴 본사 앞에서 '쓱닷컴 노동자와 배송기사 희생만을 강요하는 SSG.COM의 일방적인 점포 통폐합을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3일 서울시 강남구 SSG닷컴 본사 앞에서 '쓱닷컴 노동자와 배송기사 희생만을 강요하는 SSG.COM의 일방적인 점포 통폐합을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SSG닷컴이 일부 이마트 지점의 PP(Picking&Packing) 센터를 다른 지점과 통합 운영한다고 하자, 마트노조가 “SSG닷컴·온라인배송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가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PP센터는 이마트 매장을 활용한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 처리 공간이다. 이곳에서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의 집품(Picking)·포장(Packing) 작업 등을 하는 노동자들은 이마트가 아닌 SSG닷컴에 고용돼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자회사다.

지난달 SSG닷컴은 일부 이마트 지점들의 PP센터를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주문량이 높은 지점과 그렇지 않은 지점을 통합해 물류 효율을 높이겠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마트 칠성점·명일점의 PP센터가 다른 센터와 통합되며 사라졌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SSG닷컴이 통폐합 대상으로 밝힌 점포는 총 17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정민정, 이하 마트노조)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시 강남구 SSG닷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SG닷컴은 통폐합 대상이 된 점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어떠한 사전 소통도, 통합된 점포로의 전환배치에 따른 지원 대책도 없이 갑작스러운 통폐합 방침을 통보했다”며 “일방적인 점포 통폐합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마트노조는 PP센터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SSG닷컴·온라인배송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현재 점포가 아닌 통합된 다른 점포로 발령되면 출퇴근 시간과 비용 증가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군산점에서 일하는 김현진·강명화·하미경 마트노조 조합원은 공동 발언문을 통해 “PP센터 통폐합 방침에 따라 익산점으로 전환배치되면, 출퇴근 거리만 왕복 50km가 넘는다”며 “가족이 모두 군산에 있는 주부이자 노동자에게 원거리 발령을 내는 것은 그만두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토로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다음 달 말 군산점 PP센터는 익산점과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이들은 “전환배치된 노동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3번 갈아타서 출근해야 한다. 자차로 출근한다고 해도 왕복 2시간이 넘는다. 월급 170만 원에 유류비만 20~30만 원이 든다”고 하면서, “회사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계획을 말해주지 않았다. 지금 근무지에서 일하고 싶다. 무조건적인 PP센터 통폐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배송 노동자들에게 유류비 등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SSG닷컴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다. 이수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지회장은 “일방적인 점포 통폐합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역을 넘어선 통폐합은 난감하기만 하다. 군산에서 익산까지 편도거리만 25km이다. 하루에 두 번 왕복하며 배송업무를 한다면 지금보다 100km 이상을 더 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100km를 더 가면 그만큼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차량도 그만큼 더 소모된다. 이 비용은 누가 감당하면서 일을 하겠냐”며 “일방적인 통폐합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SSG닷컴 노동자 359명을 대상으로 PP센터 통폐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응답자 90%(322명)가 PP센터 통폐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76.9%는 통폐합 시 필요한 지원 대책으로 ‘전환배치 원치 않을 경우 현 이마트 점포로 고용 및 처우 승계’를 1순위로 꼽았다.

마트노조는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요구안을 마련했다. SSG닷컴 노동자들의 요구안에는 ▲전환배치를 원치 않을 경우 현재 근무 중인 이마트 지점으로 고용·노동조건 승계 ▲전환배치된 노동자에 대한 교통비·셔틀버스 제공 ▲전환배치되거나 부득이하게 퇴사를 하는 노동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 ▲전환배치로 인해 늘어난 출퇴근 시간에 대한 연장수당 지급 등이 담겼다.

온라인배송 노동자들의 요구안에는 ▲추가 이동거리에 따른 유류비 지급 ▲차량 감가상각 보전비 지급 ▲장거리 운행으로 인한 노동강도 증가에 따라 배송건수 축소(단, 기존 운송료 보장) 등이 있다.

마트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SSG닷컴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마트노조는 24일부터 이마트 군산점 등에서 PP센터 통폐합 반대를 요구하는 피켓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SSG닷컴 관계자는 “기존 근무인력에 대한 개별 면담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본인이 희망하는 근무지역으로의 배치 등 사원들의 불편 역시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