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노동자 처우 개선하고 초등 전일제 도입하라”
“교육노동자 처우 개선하고 초등 전일제 도입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09.14 21:26
  • 수정 2022.09.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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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연맹 "교육·돌봄서비스 질적 향상 위해 노동자 처우 변화 선행돼야"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 과정에서 교육노동자 의견 수렴 절차 마련도 요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행복한 전일제 학교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행복한 전일제 학교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방과후강사·예술강사·돌봄전담사 등 교육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전제한 ‘초등 전일제 학교’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행복한 전일제 학교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 과정에서 교육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를 통해 방과후 교육활동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초등 전일제 학교’를 운영하고, 초등 돌봄교실을 오후 8시까지 확대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 초등 전일제 학교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시·도교육청, 관계기관, 이해단체,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방안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비스연맹은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을 통해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하면서, “그간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아이들의 교육복지·돌봄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미흡했다. 이를 개선하고 이들의 법적 지위 보장, 고용안정 등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초등 전일제 학교 업무 전담 부서 설치 및 전담인력 확충으로 교원과 학교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초등 전일제 학교로 기대되는 효과의 120%를 얻어내려면 반드시 교육노동자들에 대한 존중과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육·돌봄의 국가 책임 강화는 그 일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제대로 책임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방과후학교는 교육부 지침인 ‘방과후학교 운영 길라잡이’에 따라 운영돼 방과후강사들은 법적 지위도 없이 외부인 취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과후학교 운영 주체를 (학교장이 아닌) 교육청으로 하고 재정지원을 확대해 방과후강사들의 법적 지위 보장 등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며 “교육주체인 방과후강사의 안정적인 고용과 수입을 보장해 초등 전일제 학교가 아이·선생님·학부모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성공한 정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세용 예술강사노조 부위원장도 “아이들에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가르치지만, 이를 가르치는 우리는 정작 평등하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예술강사·방과후강사·돌봄전담사 등의 법적 신분을 명확히 해, 이들이 수행하는 교육·돌봄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진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돌봄분과 분과장은 “돌봄교실 행정업무까지 떠맡은 돌봄전담사들은 보육 시간이 줄어들어 아이들에게 늘 미안해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겠다고 하지만 돌봄전담사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다. 돌봄전담사들의 고충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한 전일제 학교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공적 돌봄 확대 측면에서 전일제 학교 도입은 환영하지만, 교육노동자 처우 문제 등을 그대로 남겨둔 채 시간만 연장하는 형식은 반대한다”면서 “노동자 처우 개선 대책 마련은 물론, 초등 돌봄교실 전학년 이용과 양육자 조건에 상관없는 돌봄교실 운영 등 제도 개선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서비스연맹은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과 관련된 논의를 하는 노동자 참여 협의기구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협의기구 참여 및 설치와 관련해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국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