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일선 공무원들 입건되자 공무원노조, “피의자는 행안부 장관”
이태원 참사로 일선 공무원들 입건되자 공무원노조, “피의자는 행안부 장관”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11.11 13:44
  • 수정 2022.11.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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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안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
“이상민 행안부 장관, 이태원 참사 책임회피 말고 사퇴하라”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무원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수사 대상이자 입건 대상자이며 피의자”는 하위직 공무원이 아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라는 지적이다.

앞선 7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정보계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입건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다.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정보계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직권남용, 증거인멸 혐의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은 11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하는 행안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전국공무원노조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참사의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사퇴 ▲꼬리자르기식 하위직 책임전가 당장 중단 ▲소방·경찰·재난안전 공무원 인력 확충 등을 요구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고, ‘정부조직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에서는 그 역할을 수행할 주무부처로 행정안전부를 꼽는다. 정부조직법 제34조 1항은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한다”고 규정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조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한다”고 명시한다.

그런데도 “(이태원 참사로)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은 빼주고, 힘없는 일선 소방서장 등 하위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해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게 전국공무원노조의 비판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상명하복 체계가 명확한 공무원조직 특성상 하위직 경찰, 소방, 일반 공무원들은 수뇌부 책임자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구청장은 눈앞의 인파를 보고도 지나쳤고, 경찰청장은 사적 모임에서 잠을 자다 두 시간여 만에 (참사 사실을) 통보 받았으며, 행안부 장관은 참사 발생 한참 후에야 대통령보다 늦게 보고받았다. 한마디로 국가는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사 발생 전 ‘10여 명의 정복 경찰을 배치하라’는 단 한마디의 지시만으로도 막을 수 있었다”며 “(행안부 장관은) 마땅히 책임지고 사퇴한 후 조사대상이 돼야 한다. 장관직을 유지한 채로 수사와 진상조사가 이뤄진다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방관들은 “휴일조차 반납하고 참사 현장에서 가장 신속하게 구조 지휘를 했던 용산소방서장의 입건에 아연실색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형 소방본부 본부장은 “지난 9일 소방의 날 60주년에 직원들의 우울감은 극에 달했다. 국수본의 압수수색과 용산서장과 지휘팀장의 입건 소식까지,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어찌 그분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선 직원들은 지휘체계 다원화에 따른 여러 가지 혼선으로 재난현장에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래서 소방관들이 완전한 국가직화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호상 소방본부 서울지부 지부장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은 아직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해 밤잠을 설치거나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참사가 끝난 지금,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또 악몽이 찾아왔다. 수사기관에서 현장 대원들을 상대로 조사가 시작됐고, 출동한 대원들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가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호상 지부장은 “정말 책임을 묻는다면 공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상처받은 소방관들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지금까지 두 번의 압수수색이 있었지만 행안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없었다. 수사 방향이 경찰과 용산구청, 용산소방서에 집중돼 오히려 그날 현장에 출동해 구조했던 적은 인원의 경찰대원, 소방대원들이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정책을 결정하고 인력과 예산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의 책임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은 책임자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주어진 현재의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사퇴 여부를 의논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손피켓에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손피켓에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손피켓에는 '이태원참사 하위직 책임전가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전가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손피켓에는 '이태원참사 하위직 책임전가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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