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한나라당, 비정규법 논의 ‘입장차’
한국노총-한나라당, 비정규법 논의 ‘입장차’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9.01.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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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강행하면 투쟁…법 보완 필요하다
한나라당, 노사민정 상호 논의 지속하겠다

한국노총은 29일 오후 2시 한국노총 7층 회의실에서 열렸던 한나라당과 정책협의회에서 최근 노동부가 제시한 비정규직법 기간연장 등 노동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대타협 제안에도 불구하고 비정규법안 개정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비판으로 강경한 모습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 임태희 의장은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며 노사민정 대책회의를 통해 협의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장석춘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한지 이틀만에 비정규직 대량해고 운운하며 비정규직법 개정 시도를 공론화했다”면서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경제위기가 세 번 오면 정규직도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데 정부가 먼저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기업에게도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통계상으로 7월 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정부는 고용대란이 온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의석수를 믿고 그러는가 본데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국민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노동부의 기간 연장안은 악법 중 악법이고, 만약 정부가 이를 강행한다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는데 상당한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한나라당에서는 금년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비정규직법으로는 비정규직 고용 불안이 아주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노총과 한나라당 간에 현실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오늘을 계기로 해서 금년도에는 특히 노사민정의 긴밀한 협의, 상호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한국노총에서 장석춘 위원장, 문진국 부위원장, 김동만 부위원장, 백헌기 사무총장, 김종각 정책본부장, 강충호 홍보선전본부장, 양정주 본부장이 참석했으며, 한나라당에서는 임태희 정책위 의장, 강성천 의원, 김성태 의원, 이화수 의원, 박준수 의원, 윤상현 대변인, 엄현택 수석전문위원, 윤기성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같은 날 한국노총 산하 한국비정규연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비정규직법 개악을 중단하라”며 비정규직 기간 연장에 대한 정책을 비판했다.

회의결과 브리핑 전문

임태희 정책위 의장

노동현안은 현재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경기악화 상황에 대해 고용불안이 상당히 가중될 것이다. 그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노총이 주로 여러가지 정책사안에 대해 주문을 했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에서 구체화 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했다.

큰 방향만 얘기하면 우선,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좀 더 촘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 거기에 대한 정책반영을 요청했다. 두번째는 일자리 나누기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내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세번째는 일자리 나누기의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이런 내용들을 앞으로 노사민정 대책회의에서 구체화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는데 상당한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선 지금 상황에 대한 인식을 우리가 공유해야 같은 인식하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겠느냐. 상황에 대한 시각차를 줄이도록 하겠다.

한나라당에서는 금년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비정규직법으로는 비정규직 고용 불안이 아주 가중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했고, 한국노총에서는 근본적으로 고용 불안은 경기의 영향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행도 하지 않는 법을 다시 고칠 경우에는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킬 뿐이라는 입장을 설명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과연 지금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현황 파악이 조금 더 필요하겠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어서 저희가 주말에 각자 현상에 대한 파악도 하고 각자 자료를 갖고 주말에 실무진이 또 한번 이 문제에 대한 회합을 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노동부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같이 하기로 했다.

노동부 실무자, 한국노총 실무책임자, 당의 실무책임자가 각자 여러 가지 조사결과를 놓고  해석을 하면서 현황에 대한 실태파악을 조금 더 해서 주말에 회합을 갖기로 했다.

그 내용을 토대로 해서 다음 주 월요일 아침 조찬회의를 오늘 2차 회의를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이 기본이 돼서 국회 귀빈식당에서 갖기로 했다. 거기에서 오늘 논의된 내용 중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집중하고 기타 노동현안에 대해서 토의를 하되, 주말에 실무진의 토의 결과를 기초로 해서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오늘 참고로 토론을 통해서 느끼는 것은 여러 가지 경제상황이 가변적이고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수록 여러 가지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소통이 정말 필요하다.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당사자 간에 특히 정책협의를 하기로 연대를 맺고 있는 당사자 간에는 사전논의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한 점들이 그동안에 아쉽게도 충분치 않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의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노동부의 경우에도 정부측의 경우에도 해당 당사자들과 사전에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면 상호간에 인식을 공유하는 가운데서 대화를 통해서 접점을 찾아갈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소감을 갖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 오늘을 계기로 해서 금년도에는 특히 노사민정의 긴밀한 협의, 상호 상생의 노력이 필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하면 다같이 공멸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좀더 성의 있고 진지한 대화의 기회, 소통의 기회를 갖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