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 노사, 2023년 임금 3.5% 인상 타결
서울시 버스 노사, 2023년 임금 3.5% 인상 타결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03.29 07:02
  • 수정 2023.03.2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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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버스 노·사·정 사전조정 통해 합의안 마련
29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서울시내버스 노사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합의를 마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조장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합의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9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조정안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서종수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오길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 조장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이진구 서울시 버스정책과 과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시 버스 노사가 임금 3.5% 인상 등 2023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양측은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기 전에 사전조정을 통해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전조정을 가진 서울시버스노동조합(위원장 박점곤)과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조장우)은 ▲운전직 임금 시급 3.5% 인상 ▲정비직 월 임금총액(개근수당 제외) 3.5% 인상 ▲2024년 6월부터 5년간 복지기금 인상 ▲노사 분쟁 발생 시 노동위원회 ‘조정 전 지원’ 제도 활용 등에 합의했다. 임금 인상률은 2023년 2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단체협약 유효기간은 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다.

이번 합의는 노사가 서울지노위 조정안을 수용한 결과다. 앞서 서울시 버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21일까지 9차례 단체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초 노동조합이 임금 7.4%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업조합은 임금 1.3% 인상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식사시간 최소 30분 보장 삭제 △청원유급휴가 삭제·축소 △운행 중 사고에 대한 노동자 징계조항 신설 등을 사업조합에서 내놓자 반발한 노동조합은 교섭 결렬을 선언하려 했지만, 조정 전 지원 제도를 활용하자는 노동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4일 1차 사전조정을 진행했다. 조정 전 지원은 노동쟁의조정 신청 전 원활한 교섭을 위해 노동위원회가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제도로 노조법 53조에 근거한다.

이날 서울시 버스 노사는 오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논의를 거쳤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사전조정 시한을 넘기고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으나, 서울시와 논의를 마친 김태기 중앙노동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하면서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버스업체 운영 적자를 지자체에서 보전하는 준공영제 시행 지역에선 재정 권한을 가진 지자체장의 결정이 교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서울지노위 공익위원들은 서울시와 의견 조율, 노사 개별 면담 등을 거쳐 29일 오전 12시 30분께 조정안을 마련했고, 지부 위원장들로부터 결정권을 위임받은 서울시버스노조 교섭위원들이 이를 수락하며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 이후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임금 등 모든 것에 만족스럽진 않지만 노사정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된 것은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서울시버스사업조합 이사장은 “공익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시민을 잊지 않고 노사정이 합의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버스노조 상급단체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의 서종수 위원장은 “오늘 노동위원회와 서울 버스 노사가 전국 버스 노동조합이 방향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전조정은 전국 버스 파업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관심을 받았다. 자동차노련 소속 전국 시내버스 노조 대표자들은 서울시 버스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한 바 있다. 서울시 버스 노사가 단체교섭을 타결하면서 각 지역 시내버스 노사는 개별 교섭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