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고 강한 국공노로 국가직엔 희망을, 국민에겐 신뢰를
더 크고 강한 국공노로 국가직엔 희망을, 국민에겐 신뢰를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4.06 14:15
  • 수정 2023.04.0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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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노 제11대 이철수 위원장, 임동수 사무총장, 박명주 조직국장 인터뷰
부처 자율권 강화·국가공무원공제회·비연고지 근무자 처우개선 주요 과제

[인터뷰]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제11대 집행부

공무원 노동조합들의 현안은 한 번에 풀리지 않는다. 물가에 못 미치는 보수인상률과 강제력 없는 보수 결정 구조, 충원되지 않는 인력에도 노동·정치기본권이 없어 큰 저항이 어렵다. 그런 가운데 지방직, 국가직, 별정직 등이 각각 겪는 고충에도 집중해야 한다.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조직된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하 국공노) 제11대 집행부는 국가직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엔 총액인건비제 개선을 통한 부처 자율권 강화와 국가공무원공제회 설립, 비연고지 근무자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혼 없는 국가직으로 남지 않으려면 자부심을 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공노 제11대 집행부가 생각하는 국가직 공무원의 자부심은 처우와 직결된다. 국공노가 조합원의 희망이 되고, 희망을 가지게 된 조합원이 국민에 신뢰를 주는 공직사회를 꿈꾼다던 제11대 집행부를 지난달 27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는 이철수 위원장, 임동수 사무총장, 박명주 조직국장이 함께했다.

왼쪽부터 박명주 국공노 조직국장,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 임동수 국공노 사무총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제11대 집행부, 질적 성숙과
조직화 통한 양적 확대 다 잡을 것

- 국공노 제11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 100일여 지났다. 경선을 치르기도 했는데, 이번 집행부의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박명주: 이번에 꾸려진 집행부가 오랫동안 노동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 국공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는 분들로 구성이 된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이철수: 제11대 집행부 슬로건이 ‘국민에게 신뢰를 조합원에게 희망을’이다. 슬로건을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선거 슬로건에 표현돼 있다. ‘더 크고 더 강한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었는데, 간부·지부 역량 강화 등 질적인 성숙과 조직화를 통한 양적인 확대가 있는 국공노를 만들고자 한다.

임동수: 그간 국공노를 안정섭 전 위원장이 이끌며 조직도 통합되고, 재정의 안정화나 규정의 정비 등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 우리는 그걸 이으며 공직사회와 한국사회에서 국공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 국공노가 공직사회와 한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임동수: 우리는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로 이루어진 노동조합이다. 정책은 정부와 국회 등을 통해 결정이 되겠지만 공무원도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소신을 갖고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우리 국공노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임동수 국공노 사무총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총액인건비제 개선·국가공무원공제회와
비연고지 근무자 처우개선 집중할 것

- 국공노 제11대 집행부가 마주해야 할 현 정부를 어떻게 보나?

이철수: 어떤 정부를 이렇다 규정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연금, 교육, 노동)에 우려스러운 지점은 분명히 있다. 관련해선 공무원에게 정치기본권과 노동기본권이 주어져야 해소할 수 있다. 공노총과 공무원 노동계와 연대해서 크게 풀어나갔으면 한다. 정치기본권과 노동기본권을 얻어내려면 조합원들의 동력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노력도 함께 병행할 생각이다.

- 국가직 공무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방법은 뭔가?

임동수: 제11대 집행부의 공약과 관련이 깊다. 먼저 총액인건비제를 개선해 부처의 자율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정부는 조직, 정원, 예산, 인사 등의 부분에서 총액을 정해놓고 각 부처에 준다. 부처의 자율권이 강화된다는 건 총액인건비에서 의도적으로 절감한 재원을 부처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승진 적체가 생겼을 때 한시적으로 부처들이 직급 상향을 통해 구간을 해소시킬 수 있다. 지금은 임기제 채용을 우선하라는 원칙 때문에 부처들이 잘 나서지 하지 못한다. 직급 상향이나 복지 향상에 쓸 수 있는 재원에 자율권을 달라는 것이다.

복지도 그렇다. 국가직은 맞춤형 복지가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본다.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수당을 늘리거나, 건강검진비 같은 것들을 지원해줄 수 있다. 예산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초과근무수당이나 연가보상비, 특근외식비를 잘 모은 돈으로 각 부처에서 복리후생비에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국가공무원공제회는 왜 필요한가?

이철수: 공제회는 회비를 가지고 다양한 곳에 투자해서 나오는 수입으로 회원들의 생활과 복지를 도모한다. 공무원은 정년과 연금 간 공백이 발생해 공제회처럼 복지에 보탬이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웬만한 공무원에게 공제회는 거의 다 있다. 교사, 지방직, 소방, 경찰들은 다 공제회가 있지만 국가직은 없다. 공무원공제회가 있지만 국가직은 못 들어간다.

국공노는 17만 명 정도의 공제회 사각지대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인데, 기존 공무원공제회에 국가직이 들어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거나 별도의 국가직 공무원을 만들어야 한다. 계속 인사혁신처 등 유관 부처에 의견을 전달하는 중이다.

박명주: 비연고지 처우개선도 11대 집행부 공약인데, 이게 국가직의 서러움 중에 하나다. 비연고지에서 일하는 국가직은 길에 돈을 흘리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금전적 손해가 많았다. 국가직으로 자부심을 느끼려고 시험을 보고 들어왔는데 제공해주는 관사엔 2인, 3인이 산다. 상사랑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나. 관사가 있어도 내 돈 주고 원룸을 구해서 나간다. 주말엔 고향이나 친구들 보러 가야 해서 교통비도 나간다. 이런 불만이 쌓이고 쌓여 국가직 경쟁률이 떨어지고 우수한 인재들을 놓치는 거라고 본다. 최소한 비연고지에서 일하는 직원엔 주택수당을 줘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 제11대 집행부와 열심히 할 거다.

임동수: 신규 공무원은 실제로 받는 돈이 200만 원이 안 된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원룸 같은 걸 구하려고 해도 비싸다. 세종 지역도 한 달에 월세가 60~70만 원씩 한다. 주말엔 부모님이라도 한 번 뵈러 가고, 친구라도 만나러 가야 한다. 가족이 있는 공무원은 아이를 돌보기 위해 가족이 사는 도시로 가야 한다. 신규 공무원들 같은 경우엔 받는 월급의 절반 가까이가 그냥 자고 생활하는 데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직률이 높아지는 거다.

박명주 국공노 조직국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명운동·실태조사·교섭·투쟁
다양한 방법 동원할 계획

-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은?

이철수: 공제회는 전 조합원 서명운동을 생각하고 있다. 조합원 개개인의 뜻을 모으고자 한다. 두 번째는 역시 교섭과 투쟁이다. 조합원들의 마음에 기초한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겠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은 행정부와 행정부 교섭을 한다. 여태 두 차례 진행했고, 올해 세 번째 교섭을 앞두고 있다.

비연고지 주택수당과 관련해서는 ‘비연고지 근무자 종합생활 실태조사’라는 걸 하려고 계획 중이다. 전국 비연구지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의 숙박비와 교통비, 받는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려는 것이다. 설문도 하고 직접 가서 인터뷰도 하려 한다.

임동수: 부처별 승진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선 현황 자료를 만들었다. 부처별 승진 소요 연수나 지방직과 비교 데이터 등 자료를 충분히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원은 행안부, 예산 확대는 기재부, 인사와 복지는 인사혁신처가 맡고 있다. 부처별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라 각각 대응하고 있다. 올해 있을 총액인건비 세부운영지침에 반영하는 게 목표인데, 정부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 임기 내 다뤄보고 싶은 과제가 또 있나?

박명주: 5만 조합원 시대를 열고자 한다. 3년 안에 만들어 보려 한다. 국공노 지부마다 노조 가입률이 제각각이다. 그러다 보니 각 지부의 역량도 다 다르다. 우리는 그 선에서만 활동하지 않고 지부 조직률을 높일 생각이다. 홍보와 현장순회를 강화하고자 한다. 또 지금은 조합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기로 신청서를 써야 한다. QR코드를 활용해서 조합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한다. 또 부처 중 노동조합이 없는 곳들이 있다. 지금도 계속 전화해서 직장협의회가 있는 곳들을 파악하고 있다.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조합원 지키는 건 노동조합
국가직 지키기 위해 앞장서겠다

- 출범 후 첫 대중사업으로 영화 <다음소희> 상영회를 진행했다. 앞으로 어떤 대중사업을 계획하고 있나?

이철수: 공노총과 노동절 연가 투쟁도 기획하고, 청사별 문화제도 준비 중이다. 노동조합의 목적이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인데 경제적 지위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지위라는 것이 상당히 추상적이긴 한데, 사회공공성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중사업을 통해 조합원에게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국민에 노동조합이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임동수: 사회 전체의 노동, 환경, 불평등 문제에서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익 챙기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시민사회 성숙에 기여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임동수: 정부가 바뀌고 나서 정부부처가 지속적인 감사를 받고 있다. 나올 때까지 들여다보고, 계속 기간을 연장하는 인디언 기우제식 감사다. 정치적 표적 감사로 우리 조합원들이 고통받는 사례가 많다.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국공노의 과제기도 하다.

박명주: 2년 전 대의원대회 때 영혼 없는 공무원으로 살지 말자, 우리는 자랑스러운 국가직 공무원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그런데 국가직 공무원들은 영혼 없이 살 수밖에 없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고, 나의 주장을 했다간 좌천된다. 부당한 지시를 받아 피해를 입은 조합원을 지키려는 노력은 노동조합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공노가 앞장서 조합원을 지켜가고자 한다.

이철수: ‘국민에게 신뢰를, 조합원에게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여기 3명의 몫이라 생각한다. 국공노 다섯 개의 특위, 부위원장님들과 지금의 말들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합원들께는 감사하고, 믿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겨울에 생긴 나이테가 더 단단하다고들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현실이 겨울이라고 많이들 느끼고 계실 텐데, 우리 11대 집행부를 믿고 함께 국공노라는 나무의 단단한 나이테를 만들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