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파 은폐 롯데케미칼, 대정부 질의·국감서 다루겠다”
“불파 은폐 롯데케미칼, 대정부 질의·국감서 다루겠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7.20 14:07
  • 수정 2023.07.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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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정의당 의원-화섬식품노조, 자회사 꼼수·불파 은폐하는
롯데케미칼 규탄 기자회견···“자회사 전환 조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 제시해”
2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화섬식품노조 롯데첨단소재사내하청지회가 '자회사 꼼수, 불법파견 은폐 롯데케미칼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 중인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이야기가 향후 대정부 질의·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롯데케미칼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재판에서 불리해지자 갑자기 자회자 전환을 꺼내 들었고, 노동자들에게 소 취하 약속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을 시 해고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며 “앞으로 상임위(환경노동위원회) 활동뿐 아니라 대정부 질의,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허투루 다뤄지지 않도록 꼭 챙기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롯데첨단소재사내하청지회(지회장 주휘상)와 화섬식품노조가 참여했다. 

롯데첨단소재사내하청지회에 조직된 400여 명의 조합원들은 2019년 10월 여수지법 순천지원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여수공장에서 고부가합성수지(ABS)·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합성수지·인조대리석·이스톤 건축자재 소재를 생산하고, 원료와 생산품을 검수하고, 포장·출하하는 노동자들이다. 생산, 검수, 포장·출하 등 부문별로 세워진 6개의 하청업체에 노동자 650여 명이 일한다. 

지회는 “30여 년 동안 원청사의 법인명은 제일모직에서 삼성SDI로 또 롯데첨단소재로, 다시 롯데케미칼로 바뀌었으며 그에 따라 사내하청업체명도 수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는 그 자리에서 원청사가 지시, 지휘, 감독하는 동일한 업무를 지속해 왔고 이 같은 업무형태가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지금도 불법파견 자료들이 조합원들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은 하청업체 계약을 종료하고 노동자들에게 자회사 전환을 제시하며 입사조건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다. 이를 거부하면 해고한다는 협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지회에 밝힌 자회사 전환 계획은 올해 10월 전 여수공장 내 하청업체 3사의 계약을 종료하고,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삼박엘에프티를 확장·이전해 생산 전문업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회는 해당 하청업체 3사가 불법파견 판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검수 분야인 점을 고려할 때 원청인 롯데케미칼이 판결 이후 직접고용을 피하려 자회사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6개의 사내하청업체가 있는데 그 중 3개는 자회사로 전환하지 않고, 3개만 한다고 한다. 3개는 불법파견이 명확하고 3개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름만 자회사로 바뀌는 거지 노동조건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법원의 판단은 피해 가고, 판결이 나와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수단으로 (자회사 전환이)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회사로 가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회사는 노동자들을 법을 악용해 협박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사내하청을 해결하는 수단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4년을 기다렸다. 불법파견이라고 한다면 그 기간을 책임지고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회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앞에서 불법파견 은폐 시도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엔 여수시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 [관련기사] 롯데케미칼하청노조 “원청, 불법파견 소송 위기에 자회사 고용”)

지회는 자회사 전환 조건으로 롯데케미칼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 조건을 내건 것과 관련해선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고 진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