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해야”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해야”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9.02.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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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경련 회장, 취임 기자회견서 밝혀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임금구조의 개선과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조석래 회장은 19일 전경련 32대 회장에 재추대된 후 취임사에서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나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 취임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에 대해 “노조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노동시장이 유연할수록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 노동자가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그런 징후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위기설이 현실화되려면 대금 지불 등이 어려워져야 하는데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가 하락하고 있어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경제는 현재 선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석래 회장의 취임사 전문.

먼저 여러모로 모자라는 저를 회원 여러분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또 다시 전경련 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다시 불러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을 살려서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해 선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동안 전경련은 회원사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수도권 규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규제를 풀도록 정부에 건의하였고, 한미 FTA를 체결하고 미국과의 비자면제협정을 성사시키는데 앞장서 결실을 이뤄냈으며, 작년 외환사정이 어려울 때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통화스왑협정 체결에도 기여하였습니다.

한편,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많은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우리 경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작년 4/4분기에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고 지난 달에는 수출이 33%나 감소하였습니다. 과거 5년간 전 세계경제가 호황을 누렸을 때에 적극적인 성장정책을 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경제여건이 전례 없이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파업을 하면서 노사화합을 저버리는가 하면, 여러 가지 사안들을 당리당략에 따라 정치 쟁점화 하며 민생은 뒷전에 둔 것 같아 몹시 안타깝습니다.

회원 여러분! 이렇듯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나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높은 임금과 경직된 노동시장은 우리 기업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업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지키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고, 그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제가 잘 되려면 정치ㆍ사회적인 안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위와 충돌이 빈번히 일어나는 사회에서는 투자촉진과 일자리 늘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정치권은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통해 사회가 안정되도록 해야 하고,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주장들이 소모적인 갈등을 빚지 않고 잘 해결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훨씬 성숙되고 선진화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전경련은 정부의 경제살리기 대책이 차질 없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회원사들로 구성된 비상경제 대책반을 가동하고, 기업의 자금난과 수출애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 경제에 가장 필요한 일자리 확보를 위해 일자리 나누기와 일자리 지키기에도 힘쓰겠습니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주의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만약 한미FTA가 성사되었더라면, 이 어려운 때에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한미FTA가 양국에서 빨리 비준되도록 힘쓰고, EU나 인도 등과의 FTA를 추진하여 우리경제의 글로벌화를 가속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과거 외환위기와 최근의 국제금융위기에서 보듯이 아시아경제는 미국 및 유럽의 금융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에도 독자적인 금융센터를 만들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회원사 여러분, 고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며,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전경련이 앞장서서 열심히 일해 나가는 것을 성원해 주시고 도와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전경련회장을 다시 맡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과 경제계에 봉사하는 자세로, 회원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