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경영간섭에 속 타는 산림조합중앙회 직원들
회장 경영간섭에 속 타는 산림조합중앙회 직원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10.11 18:55
  • 수정 2023.10.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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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조합중앙회노조, “조직경영 정상화 필요···중앙회장 연임 제한해야”
감사실 독립성 중요, 국회에 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 공정성 높이는 법안 계류 중
7일 오전 금융노조 산림조합중앙회지부가 서울 송파구 산림조합중앙회 본부 앞에서 '제1차 비상임중앙회장 경영간섭 완전박탈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022년 11월 금융노조 산림조합중앙회지부가 서울 송파구 산림조합중앙회 본부 앞에서 '제1차 비상임중앙회장 경영간섭 완전박탈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금융노조 산림조합중앙회지부(위원장 추연형)가 산림조합중앙회장의 경영 간섭으로 조직경영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중앙회장직의 연임을 제한하도록 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같은 내용으로 산림조합중앙회지부는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산림조합중앙회 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산림조합중앙회지부의 중앙회장 경영 간섭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싸움은 오래됐다.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2018년 대규모 구조조정에 지부가 3차례 파업 투쟁한 결과 산림조합중앙회는 2020년 9월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당시 중앙회장직은 비상임으로 전환해 권한을 대폭 전문경영인에게 넘겼다.

그러나 작년 11월 산림조합중앙회지부는 비상임 중앙회장의 경영 간섭이 여전하고, 연임을 위해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정책을 폈다고 지적하며 결의대회를 열어 다시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문제가 정리되며 노사 갈등은 완화됐다. 올해 4월 산림조합중앙회지부의 31년차 정기대의원대회에 중앙회장이 직접 참석해 “노사가 화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투명 경영을 실천해 건전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노사관계가 또 다시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부터다. 산림조합중앙회지부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회장이 감사실 인사에 개입하고, 부족한 재원에도 지역본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검토 지시를 했으며, 100억 원에 달하는 해외사업의 청산-재투자-청산을 반복하며 일관성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경영 간섭이 포착됐다.

추연형 위원장은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고 견제 역할을 하는 감사실에 대한 독립성을 훼손했고, 일관성 없는 업무 지시와 경영 간섭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추연형 위원장은 “중앙회가 회장의 독선적 의사에 따라 경영이 좌우되는 것은 ‘산림조합법’ 104조 4항의의 1차례 연임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이라며 “유사기관인 농협, 수협도 연임을 제한하는데 이는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을 개정해도 현재 회장의 임기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법 개정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후배들에게 이런 노동환경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산림조합중앙회지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중앙회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회장 연임 제한과 함께 감사실 독립성 확보를 위한 산림조합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감사실 독립성 확보에 관한 법 개정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데, 지난 3월 이원택 민주당 국회의원 등 13명의 의원이 ‘산림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의 주요 내용은 중앙회의 중앙감사위원회 감사위원과 조합감사위원장을 추천하기 위한 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에 외부전문가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발의 배경을 살펴보면 “인사추천위원회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총 7차례 구성됐는데, 위원장이 모두 예외 없이 회원조합장 중에 선출됐고, 이는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회원조합장이기 때문”이라며 “중앙회 및 회원조합의 회계 감사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중앙감사위원회의 감사위원과 조합감사위원장을 공정하게 추천할 수 있을까 의문이 제기 된다”고 나왔다.

향후 산림조합중앙회지부는 12일 진행할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과 대국회 활동을 통해 조직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