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방문점검 중단에 234명 퇴사···노조 “남은 인원 일감 보장해야”
세라젬 방문점검 중단에 234명 퇴사···노조 “남은 인원 일감 보장해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11.24 22:02
  • 수정 2023.11.2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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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 고객 니즈에 맞춰 방문점검서비스 중단 등 사업 방향 재편
세라젬지부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 결정에 현장 노동자 소모품 취급당했다 느껴”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24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본사 앞에서 ‘세라젬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24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본사 앞에서 ‘세라젬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의료기기·안마의자 업체 세라젬이 방문점검서비스 축소에 이어 중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4일 기준 방문점검노동자(HC) 300명 중 234명이 위로금을 받고 퇴사를 결정했다. 5명이 영업전담 부서로 옮겼고 61명이 남은 계정(점검 수요)을 처리하기로 했다. 중간관리자(HC리더) 20여 명은 세라젬 의료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카페형 매장인 웰카페 매니저로 전환될 예정이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지부장 추선희)는 그간 방문점검서비스 유지·확대를 통한 HC 고용보장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세라젬이 서비스 중단 입장을 고수하자 24일 세라젬지부는 교섭에서 남은 HC에 대한 최소 계정 보장, 위로금 수준 인상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추후 계정 축소에 따른 HC 고용불안 문제는 노사가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최근 세라젬은 다음 달 1일부터 신규 고객에게 방문점검서비스를 옵션으로 제공하지 않고 전직 간호사의 건강상담, 병원 에스코트 등 서비스로 구성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내놓았다. 자가 관리로 전환되는 업계 추세를 고려하고 방문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 니즈에 맞춰 사업 방향을 재편했다고 세라젬은 설명했다.

지난 15일 세라젬은 방문판매점검원(HC)을 대상으로 사업 재편 설명회를 열었다. 다수의 HC들이 방문점검서비스 중단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하면서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자, 세라젬은 HC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3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소정의 위로금을 받고 계약 해지 △고용 계약을 유지한 채 영업전담 부서로 직무전환 △기존 고객 대상으로 남아있는 계정(방문점검서비스 수요) 처리 등이다.

당초 세라젬은 지난 19일 자로 퇴사해야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기한이 촉박하다는 현장의 반발이 나오자, 이후 28일로 기한을 늦췄고 현재까지 234명이 퇴사를 결정했다. 세라젬은 영업전담 부서로 옮긴 인원이 5명으로 적은 이유에 대해 이미 몇 개월 전 80여 명이 영업직으로 전환한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인원이 적었다고 밝혔다.

세라젬지부는 교섭이 열리는 24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다수의 HC, HC리더들이 회사로부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서비스 중단을 결정함으로써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일종의 소모품처럼 취급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세라젬지부는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아침·점심·저녁 선전전도 진행해왔다. 

교섭이 끝나고 추선희 세라젬지부 지부장은 “남은 인원들이 계정을 처리하고 난 이후 문제(고용불안)에 대한 고민을 회사가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어차피 (회사로부터) 버려질 바에는 위로금 더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 회사에 우리가 원하는 위로금 수준 등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세라젬은 “지부가 요청한 부분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가급적이면 원만하게 노사가 협의할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세라젬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당분간 선전전은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24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본사 앞에서 ‘세라젬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24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본사 앞에서 ‘세라젬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