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청회, ‘혁신안’ 두고 갑론을박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청회, ‘혁신안’ 두고 갑론을박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12.22 11:01
  • 수정 2023.12.2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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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사원 공공돌봄 강화를 위한 의견수렴 공청회 열려
“공공은 민간이 안 하는 서비스해야” vs “민간의 저임금 문제 등 공공이 개선하는 모습 보여야”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이 돌봄노동자 처우 향상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모델로서 민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민간기관의 효율적 운영 등 장점을 인정하고 서사원은 민간과 중복되지 않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3일 서울시가 서사원 공공돌봄 강화를 위해 시민 및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공청회를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했다. 지난 7월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가 서사원 예산 삭감에 따른 공공돌봄 축소 추진에 대한 공청회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이다.

지난 9월 서사원은 서울시의회로부터 지적받은 고비용·저효율 운영구조 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종사자 임금체계 개선, 종합재가센터 통폐합 등을 혁신안으로 내놓았다. 민간과 중복되는 사업인 어린이집 운영 등을 중단하고 돌봄 사각지대 지원을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발제를 맡은 오대희 서사원지부 지부장은 서사원의 설립 취지를 강조했다. 오대희 지부장은 민간 사회서비스 기관의 과당경쟁, 이윤추구 중심 운영으로 돌봄노동자의 저임금·고강도 노동 등을 개선하기 위해 서사원이 설립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사자 고용안정, 적정임금 지급 등을 통해 서사원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민간을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박경원 서사원 기획조정실장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처우 개선,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해 왔지만 운영의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민간 곤란 사례 등을 지원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웠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확인하는 등 과정을 거치면서 자체 혁신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최균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서비스원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면서 공공과 민간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이용자를 더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균 교수는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 전달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이라며 “공공이든 민간이든 도덕적 해이 등을 잘 컨트롤하면 적정 서비스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 공공은 민간이 개입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무성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공공이 사회서비스를 감당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많은 나라에서 공공과 민간이 혼합하는 (사회서비스)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무성 교수는 “공공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유연성이 부족하다”며 “민간기관 평가점수도 90점 이상이 나오고 있다. 혼합모델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경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기획조정실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박경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기획조정실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교육장에서 열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강화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반면 남현주 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서비스 질적 측면에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기관의 민간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사회서비스원 운영은 효율성을 우선 가치로 삼는 시장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권수정 정의당 강서구 지역위원장은 “돌봄은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서, “돌봄 영역은 국가가 예산을 들이부어야 하는 곳이다. 서사원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사원지부는 21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실시한다. 어린이집 운영 중단 등 서사원 혁신안을 비판하며 지난 10월 30일부터 15일간 파업을 진행했던 데에 이은 2차 파업이다. 21일에는 조합원 6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22일에는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고 서사원지부는 밝혔다.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노우정)은 최근 임금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내년부터 돌봄노동자 호봉제 적용 등이 실현돼야 하지만 관련 계획이 나오고 있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는 조정 과정에서 협의를 이어가며 결렬 시 쟁의행위 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