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사회적 대화, 작은 이익 위해 대의 훼손 않겠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사회적 대화, 작은 이익 위해 대의 훼손 않겠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12.26 18:13
  • 수정 2023.12.26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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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에게 22대 총선 방침 결정 과정 신중함·단결된 이행 당부도
[전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신년사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한국노총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2023년이 저물어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노총 위원장에 연임하게 되었으나 좋았던 건 잠시였고 무거운 책임감이 훨씬 컸습니다. 예견되긴 했으나 윤석열 정부의 노동에 대한 적대시와 탄압은 잠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주적인 노동조합에 회계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조합원 세액공제 혜택까지 제한하면서 노동계를 압박했습니다. 국고보조금을 전액 삭감하고, 지역 근로자복지회관 사무실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을 대신해 고공농성에 돌입한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을 무자비하게 폭력 연행하고 5개월이 넘도록 구속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노총을 사회적 대화 주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각종 정부위원회에서 한국노총을 배제하고, 일부 노조 비리를 침소봉대해 부패세력으로 몰아 정권의 지지율 유지에 이용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탄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맞섰습니다. 1년 내내 조직적 저항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그 힘으로 한국노총은 또 1년을 버텼습니다. 노동절 집회와 하반기 노동자대회에도 정말 많은 조직과 조합원 동지들이 힘을 모아 주셨습니다. 우리의 단결된 투쟁을 통해 정부의 주69시간 노동착취 변경시도를 막아냈고, 끝없는 탄압과 회유에도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켰으며, 보궐선거에서 윤석열 정부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사회적 대화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사회적 대화가 재개되긴 했지만 갈 길은 멉니다. 사회적 대화라는 것이 어느 일방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수 없기에 사회적 대화에 여러 가지 우려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노인빈곤율 OECD 1위, 저출산고령화, 역대 최대 체불임금 등으로 현실화 되고있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사회적 대화는 필요합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임하면서,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 등 전체 노동계의 대표로서 당당하게 담대하게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작은 이익을 위해 대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동지여러분!

2024년에 22대 총선이 치러집니다. 총선은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현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정부의 반노동적이고 친자본적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노동계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본회의까지 통과된 간호법과 노조법 2·3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고 다쳐서, 그야말로 목숨값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악하려 합니다.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 불일치 등으로 가뜩이나 은퇴 후 생계 위협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연금 개악까지 진행 중입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또 어떤 파도가 몰아칠지 상상하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겠지만, 22대 총선 역시 향후 노동정책의 향방을 가를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총선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신중함을 잃지 않고, 결정된 총선방침에 대해서는 단결되고 조직된 모습을 보여주는 자랑스런 한국노총의 기풍을 굳건히 합시다.

조합원 동지여러분!

올 초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저와 류기섭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단결과 투쟁을 무기로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습니다. 동지여러분이 28대 한국노총 집행부의 자신감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1년간 28대 집행부의 자신감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자랑스런 한국노총의 자존심이 되어주시고, 한국노총이라는 큰 나무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2023년 12월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