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사측, 임금동결·단체협약 유지도 안 받아들여”
건설노조, “사측, 임금동결·단체협약 유지도 안 받아들여”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4.01.10 19:36
  • 수정 2024.01.10 1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파업 예고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
해 넘긴 ‘2023년 임단협 체결’···“사측, 퇴행적 단체협약안 제시”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생존권 사수! 열사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 전국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생존권 사수! 열사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 전국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3년 임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이 해를 넘기면서 노사 접점을 찾지 못했고, 건설 경기를 감안해 노동조합이 임금 동결도 제시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퇴행적 단체협약안을 내놨다는 이유에서다.

10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강한수)가 전국 12곳에서 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 집회를 열었다. 건설노조 추산 5,000여 명의 조합원이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철근콘크리트업계(전문건설업체)와 지난해 4월부터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현재 교섭은 서울·경기·인천, 대전·충청·세종, 호남·제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건설 산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돼 왔기 때문에 지역별 교섭 구조가 자리 잡힌 탓이다.
* 건설노조와 권역별 사용자협의체((사)철근콘크리트 서·경·인연합회, (사)철근콘크리트 부·울·경연합회, (사)철근콘크리트 호남·제주연합회, 대구·경북 철근콘크리트협의회, 대전·충청·세종 철근콘크리트협의회)가 교섭을 진행

노사는 지역별 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해 노동위원회 조정에 들어갔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4개 지역 노사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거쳤지만 조정 중지 결정이 났다.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87.5% 찬성률로 123개 전문건설업체 대상 쟁의권을 확보했다.

강한수 분과위원장은 “최근 위축된 건설 경기 상황을 고려해 2022년 수준으로 임금 동결, 2021년 체결한 단체협약으로 이어가자고 했다”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만큼 대화로 풀어가자는 기조였지만, 사측은 오히려 퇴행안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임금 삭감 및 성과급제 도입 △특별 유급휴가 폐기(경조사 휴가) △토요 근무 현행 15시에서 17시로 △우천시 휴업보상 축소 △유급 근로시간 면제 조항 삭제 △노조 전임자 불인정 △여성 유급 보건휴가 삭제 등을 사측이 제시했다는 게 강한수 분과위원장의 설명이다.

2022년 임금협약을 적용받는 건설노조 형틀목수 조합원의 경우 기능공은 일 25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는다. 이를 기준으로 숙련도, 직종(타설, 철근, 설치·해체), 지역별 교섭 조건에 따라 임금 수준이 달라진다.

강한수 분과위원장은 임금 동결과 기존 단체협약 유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섭이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노동조합 입장에서 양보안 제시에도, 사측이 수용을 안하는 이유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10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창년 건설노조 서울경기북건설지부 지부장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 탄압으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지 없는지 일자리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적인 분쟁 상황을 만들며 건설 현장에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전국 12곳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지방고용노동청을 항의 방문하고 관계자 면담도 진행했다. 아울러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총파업과 예고와 함께 집중교섭을 펼쳐 설날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광주·전남 지역은 최근 노사가 접점을 찾으며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총파업 출정식을 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