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긴 ‘도로교통공단 자회사 파업’···노조, 강병원 의원에 해결 촉구
한 달 넘긴 ‘도로교통공단 자회사 파업’···노조, 강병원 의원에 해결 촉구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4.01.25 22:57
  • 수정 2024.01.25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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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대노조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 식비 인상 등 요구하며 파업 중
공공연대노조 “강병원 의원실에서 오는 29일 공단과 노조 만남 자리 마련하기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울산본부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은평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을 찾아 국회의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25일 서울 은평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을 방문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공연대노조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도로교통공단 자회사 노동자 파업 관련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도로교통공단은 경찰청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이에 노조는 행정안전부 소관 사안을 다루는 행안위의 간사 강병원 의원이 노사 간 중재 역할을 하길 요청한 것이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위원장 이영훈)는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강병원 의원 지역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강병원 의원실과 3시간 정도 논의 끝에 오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와 노조, 강병원 의원실이 한자리에 모여 파업과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의 자회사 도로교통안전관리주식회사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된 공공연대노조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지부장 김이영, 이하 지부)는 식비 월 4만 원 인상, 복지포인트 연 5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째 파업 중이다. 지부에는 전국 운전면허 실기시험장에서 차량 관리·정비 등을 담당하는 안전유도원들과 음주운전 교육, 면허증 갱신 등을 상담하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가입돼 있다. 현재 파업에는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2023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에 따르면 도로교통안전관리주식회사 노동자들은 식비 월 14만 원과 복지포인트 연 50만 원 등을 지급받아야 한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지침에 따라 식비 월 10만 원을 14만 원으로 인상하고 미지급되고 있는 복지포인트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자회사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공공연대노조는 지부의 파업이 장기화되자 도로교통공단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5일 오전 강원 원주시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실과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며 공단 이사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공단 측과 경찰의 퇴거 요청으로 공공연대노조는 농성을 중단했다. 이후 서울로 이동해 강병원 의원실에 사태 해결 관련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3시 40분경 강병원 의원 지역 사무실을 방문한 공공연대노조는 강병원 의원실에 지부의 파업 경위를 설명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강병원 의원실은 사안을 알아본 후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공공연대노조는 공단 이사장 또는 경영지원본부 본부장과 만남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재차 요구하며 확답을 받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오후 7시경 강병원 의원실이 오는 29일 공단과 노조의 만남 자리를 마련하기로 노조에 약속했고 이후 사무실을 나왔다고 전했다. 아래는 강병원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만난 김원아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 부지부장의 목소리다. 

김원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울산본부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 부지부장이 25일 서울 은평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원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울산본부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 부지부장이 25일 서울 은평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식비 인상, 복리후생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에 있는 본사(도로교통안전관리주식회사)에는 직원 식당이 있다. 식대가 한끼에 6,000원인데 직원들은 5,000원으로 식당 쿠폰을 살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회사는 한 달에 20일 근무했을 때 식비가 10만 원이라고 계산한다. 하지만 21, 22일 근무하는 달도 있고 식당에서 안 먹는 직원들도 많다. 외부 식당에서 먹으려면 5,000원으로는 부족하다.

또 본사에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주로 일하고 대부분의 안전유도원들은 전국의 면허 시험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구내식당이 없는 시험장도 있다. 강남에 있는 시험장도 식당이 없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안전유도원들은 근처 식당에서 한끼에 7,000원씩 낸다고 한다. 5,000원이 넘는 비용이다.

- 파업이 장기화될 것이라 예상했나?

아니다. 그런데 파업하면서 사측과 면담할수록 모회사는 해결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자회사 대표도 의지가 없는 걸로 보였다. 그래서 원래 1~2주 전면파업을 예상했는데, 이후에도 계속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모이면서 지금까지 파업 중이다. 울산 본사 앞에서는 천막농성도 하고 있다. 

- 현재로써 파업 기한은 무기한인가?

그렇다. 우선 1단계로 식비 4만 원 인상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파업할 예정이다. 그다음 2단계로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이 경찰청 산하기관이라 경찰청의 예산 집행을 따른다. 이때 자회사에 대한 예산도 집행되는데 예산 편성에 대해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 행정안전위원회 다른 의원실도 방문 계획 있나?

뭐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갈 생각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자체는 노동자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진 않지 않나.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 갈 의향이 있다.
 

한편 지부의 파업과 관련해 도로교통공단은 “자회사와 경영권이 분리된 모회사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파업 문제에)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따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도로교통안전관리주식회사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