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41···노동·시민단체들 “주4일제 도입 공약 채택하라”
총선 D-41···노동·시민단체들 “주4일제 도입 공약 채택하라”
  • 김온새봄 기자
  • 승인 2024.02.29 16:19
  • 수정 2024.02.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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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연구단체 연대체 ‘주4일제 네트워크’ 출범
“노동시간 단축 위한 연구·정책 활동, 국제 교류 추진할 것”
29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주4일제 총선공약 채택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osbkim@laborplus.co.kr

노동시간 체제의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주4일제 네트워크’가 각 정당에 주4일제 도입을 총선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주4일제 네트워크는 29일 오전 출범식을 진행하기에 앞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주4일제 총선공약 채택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주4일제 네트워크에는 한국노총, 한국노총 금융노조·전력연맹·의료노련 세브란스병원노조,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보건의료노조,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청년유니온, 유니온센터 등 노동조합을 비롯한 각종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4일제 네트워크 간사를 맡은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주4일제는 노동자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산업재해와 탄소 배출량 저감에도 효과가 있다”며 “파리 기후협약, 고령화 등 당면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주4일제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노조·연구단체인 연대체 주4일제 네트워크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김종진 이사장에 따르면 주4일제 네트워크는 앞으로 제22대 총선에 맞춰 각 정당에 주4일제 법제화 공약을 요구하는 한편, 연구 및 조사와 국제단체들과 정보를 교환한다. 아울러 주4일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장과 연계한 컨설팅 등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20년 전 주5일제가 처음 시행될 때 보수 언론과 사용자단체는 주5일제가 도입되면 금방이라도 경제가 파탄나고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지금 주5일제는 매우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의 삶에 스며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4일제 역시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양식에 혁신을 가져올 노동시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보건의료 사업장에선 감정노동과 야간 근무, 장시간 교대 노동으로 노동자들이 숙련되기도 전에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송금희 수석부위원장은 이어 “보건의료 사업장에서 주4일제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현실적인 처우 개선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2년째 주4일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이다. 권미경 의료노련 세브란스병원노조 위원장은 “주4일제를 시행한 결과 참여자 중 퇴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노동시간 감소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았다”면서도 “현재는 주 4일 근무를 하면 임금이 삭감되기에, 법과 제도로 보완해 전체 노동자가 임금 삭감 없이 주4일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29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주4일제 총선공약 채택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이 ‘주4일제 네트워크’ 발족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osbkim@laborplus.co.kr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노동시간은 노동자들의 건강권, 노동량, 일자리 문제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무급 노동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금노동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이나 돌봄노동 등 넓은 범위에서 노동시간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배진경 대표는 “주4일제는 돌봄 책임을 떠맡은 여성 노동자의 시간 빈곤을 해결함으로써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성차별을 해소하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간 개편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를 정당화하려고 하지만, 청년들은 노동시간을 단축해 삶의 양적·질적 차이와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없애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설 위원장은 “저출생과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주4일제 도입은 시대적 과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 4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여성의 근로시간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하는 기혼여성의 노동시간이 1시간 증가할 때마다 첫째 아이를 가질 확률이 1%p씩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 바 있다.

주4일제 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과 공동 주최로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선 그간 주4일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출범 준비를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와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한편, 41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연계한 4대 요구안이 발표됐다.

주4일제 네트워크는 △주4일제 법제도화 △노동시간 단축 종합계획 수립·시행 △‘국가노동시간위원회(가)’를 설립해 노동시간 단축 추진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한 ‘노동시간 체제’ 전환 등 4대 요구안을 각 정당과 국회,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