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노동자들 “그룹 오너의 이사직 연봉쇼핑···괜찮은 건가?”
HL만도 노동자들 “그룹 오너의 이사직 연봉쇼핑···괜찮은 건가?”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4.03.20 20:36
  • 수정 2024.03.20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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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HL그룹 회장, HL홀딩스와 3개 계열사에서 연봉 78억 원···
HL만도 근로자협의회 “정몽원 회장, 홀딩스 제외 이사직 물러나야”
HL그룹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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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의 모빌리티 계열사인 HL만도 노동자들이 지난해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그룹 주력 계열사 이사직 유지, 이에 따른 78억 원 대 보수를 문제 삼았다. 

HL만도 근로자협의회(대표 김희준)는 20일 ‘그룹 오너의 이사직, 연봉쇼핑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내 게시물을 통해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연봉이 78억 원이 넘는다”며 “고액 연봉과 퇴직금을 계열사와 관계사로부터 나눠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전문 경영인에게 계열사를 맡긴다는 의미에서도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HL그룹의 사업 지주회사 HL홀딩스가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급여 22억 200만 원, 상여 5억 6,300만 원 등 총 27억 6,500만 원을 HL홀딩스에서 받았다.  

HL그룹의 계열사 HL만도(모빌리티)에선 급여 22억 100만 원, 상여 2억 4,900만 원 등 24억 5,000만 원을 수령했다. HL클레무브(모빌리티)에선 급여 12억 원, 기타 근로소득 3억 500만 원 등 15억 500만 원을 받았다. HL D&I(건설)에선 급여 10억 8,460만 원을 지급받았다. HL홀딩스, HL만도, HL클레무브, HL D&I에서 받은 보수는 총 78억 460만 원이다.

HL만도 근로자협의회는 “정몽원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는데도 이사직을 유지하며 HL홀딩스와 HL만도, HL만도의 계열사에서 모두 급여를 받는다”며 “정몽원 회장이 영업 등 포괄적 경영 활동에 개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도 이는 HL홀딩스 임원, 이사직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HL D&I가 어렵다고 한다. 건설 경기 때문이라는데 고율의 회사채 발행에 신청자가 없을 만큼 어려운 것은 사실로 보인다. 즉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단 얘기”라며 “그런데 정몽원 회장은 10억 원이 넘는 연봉을 HL D&I에서 받아 갔다. 건설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그룹사 동반 성장을 위해 (HL D&I가 발행한) 현대아울렛 가산점 상품교환권을 연말 성과급 중 일부(1인당 30만 원)로 제시하고 관철했던 사측은 정몽원 회장의 연봉을 보고 여전히 동반 성장과 HL D&I 지원을 얘기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HL만도의 상품교환권 노동자 지급···계열사 부당 지원?)

아울러 HL만도 근로자협의회는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한 3,800명 HL만도 구성원들에 대한 특별 격려금 지급을 만도노동조합은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노사협의회 안건 중 합리적 성과 배분 제도에 대한 안건이 포함돼 있다. 정몽원 회장은 3,800명 구성원들의 요구에 대승적 결단으로 화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만도노동조합은 20일 사측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또 HL만도의 차기 노사협의회는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