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도 양보 않을 거면 교섭 왜 하나?
한 발짝도 양보 않을 거면 교섭 왜 하나?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9.04 12:03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호타이어 노사, 3일 교섭도 결렬…노, 양보안 제시했지만 사, 기존 입장만

▲ 지난 7월 25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열린 '09 임투 승리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에서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고광석 대표지회장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지난 3일 열렸던 금호타이어 노사의 교섭이 결렬됐다. 노사는 이날 교섭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정리해고 명단 개별 통보와 이에 맞선 전면 총파업이 예상된다.

차기 집행부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3일,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특히 이날 교섭은 4일로 예정된 사측의 정리해고 명단 개별 통보를 앞두고 열린 교섭이어서 극적인 타협안이 도출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날 교섭에서도 노사는 입장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가 임금을 동결하고 2008년 성과금 요구를 철회하는 등 양보안을 제시하는 대신 실질임금 하락분 보전과 무노동 무임금 보전을 요구한 데 대해 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특히 이날 교섭에서 금호타이어지회는 정기승호 적용과 무노동 무임금 보전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사측은 둘 모두 임금 인상 요인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 끝내 교섭이 결렬됐다.

금호타이어지회는 또 휴업 등으로 인해 감소한 실질임금 하락분(임금총액 대비 약 23%)을 사측이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올해 상반기에만 1,042억 원의 영업적자와 2,2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만큼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사측은 또 ‘실질적’인 임금동결과 복지혜택 축소, 정기승호분 보류, 인력재조정 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최초의 제시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교섭을 파행으로 몰아갔다.

이에 따라 사측은 이미 예고했던 대로 당초 정리해고 대상자 706명 중 희망퇴직 신청자 16명을 제외한 690명에 대해 4일 정리해고 개별 통보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 2일의 쟁대위 투쟁지침 10호에 따라 즉각 무기한 전면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사는 4일 다시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기존 입장만 고수할 경우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쌍용자동차에서 경험했던 극단적인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는 의미를 되새겨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을 찾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