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최저임금 첫 논의... 또 시급·월급 병기 논의로 시끌
2020년도 최저임금 첫 논의... 또 시급·월급 병기 논의로 시끌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6.20 01:26
  • 수정 2019.06.20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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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월급 병기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 두고 노사 대립

19일 오후 3시부터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세종시 고용노동부에서 열렸다. 2020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회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날 회의가 빨리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던 몇몇 위원들의 생각과는 달리 회의는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3차 전원회의가 길어진 이유는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시급과 월급을 함께 병기하는지에 대해 다시 노사의 의견이 대립했기 때문이다. 시급과 월급을 병기하는 것은 주휴수당 지급과도 연관돼 있다. 2015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시급과 월급의 병기를 노사가 합의했는데, 이는 시급만 표기할 경우 유급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월급을 표기할 경우 노동자들이 유급 주휴수당이 포함된 금액을 알 수 있어 편법적으로 지급되지 않았던 유급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회의가 끝나고 브리핑을 진행했다. 박준식 위원장은 “노사간에 열띤 토론이 있었고 솔직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준식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노사 양측에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을 다음 4차 전원회의에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4차 전원회의에서는 19일 회의에서 결론 짓지 못한 시급·월급 병기, 업종별 차등,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기로 했다. 4차 전원회의는 오는 25일에 열릴 예정이며 2020년도 최저임금 심의 기한은 오는 27일 5차 전원회의이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기 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과 노동자 측, 사용자 측의 모두발언이 있었다. 모두발언은 공개로 진행됐다.

모두 발언에서 박준식 위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니 만큼 노동자, 사용자, 공익위원의 적극 참여와 소통을 기대한다”며 “노사갈등이 아니라 토론이 장이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저임금이 부족하다는 사람부터 인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위원들 모두가 막중한 책임으로 국민 모두가 만족할 결론을 도출하자”고 당부했다. 이는 3차 전원회의가 열리기 전 최저임금위원회가 서울·광주·대구 3곳을 돌며 현장방문 및 공청회를 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에서 바탕한 것이다.

사용자위원 중 모두발언 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2년간 과도한 인상으로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부담이었고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역시 “2년 간 30% 가까운 과도한 인상에도 중소상공인은 최대한 준수했지만 더 이상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 중 대표로 발언한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과 이주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공통적으로 정부가 노동자를 최저임금 논의의 중요 당사자로 보고 있는지 반문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영장 신청에 의미를 둔 발언이었다. 이날 근로자위원이었던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김명환 위원장 구속영장 신청관련 논의 때문에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때문에 무조건 경제가 나빠졌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전체 노동자로 봤을 때 실질적으로 2~3%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이 확연히 오르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도 “그렇다면 중소영세사업자,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을 올리기 위한 경제민주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