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들이 '링크'를 돌려달라고 주장하는 이유
웹툰 작가들이 '링크'를 돌려달라고 주장하는 이유
  • 정다솜 기자
  • 승인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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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작품을 돌려달랬더니 작품을 지워버렸다!"
©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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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마음으로 분노를 넘어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어디든 다른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침묵과 체념이 만든 바통이 다음 사람에게 넘겨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 더욱 두려운 일이기에 용기내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KT가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케이툰'(KTOON)에 데뷔작을 연재한 신인 웹툰 작가 하이다. 하이 작가는 연재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1월 연재 종료를 통보 받았다. 케이툰으로부터 전송권도 돌려받지 못했다. 전송권은 웹툰을 플랫폼 등에 게시해 대중에게 제공할 권리를 의미한다. 다른 곳에서라도 작품을 완결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18일엔 그간 연재해 온 웹툰도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하이 작가만 겪은 일이 아니다. 케이툰에 작품을 연재하다가 계약해지를 당하고 작품 전송권을 돌려받지 못하고 작품 게시도 중단된 작가 10여 명이 오늘 광화문에서 목소리를 모았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지회장 김희경)는 25일 오전 11시 KT 광화문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케이툰의 일방적 작품 게시삭제 행위를 규탄하고 작가에게 전송권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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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첫 번째 기자회견 뒤 KT는 비영리공익법인 '벗'에  KT와 작가 매니지먼트 업체인 '투니드', 지회가 3자면담을 하자고 요청했다. 면담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던 중에 KT는 작품 게시 중단을 결정했다. 

2013년부터 7년째 케이툰에 일상 웹툰을 연재해온 달고나 작가는 "6월 18일 투니드로부터 KT측에서 작품 게시 중단 조치하겠다는 일방적 메일을 받았다"며 "이 메일은 작가에게 단 한마디 합의 없이 이루어진 내용이었고 심지어 투니드측은 17일, 해당 작품의 주인인 작가는 그다음 날에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KT는 비영리공익법인 '벗'에 보낸 공문을 보내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작품에 대해 게시 중단 조치를 취하겠으며 이 행위가 '전송권 반환'을 인정 또는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웹툰 작가들이 전송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링크'에 담긴 연재 작품이 작가에겐 차기작을 위한 경력이자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웹툰작가는 작품 연재 링크를 증명해야 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인으로 등록이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에 전송권을 독점한 플랫폼이 작품을 온라인에서 지워버리면 작품을 연재한 증거는 사라진다. 하이 작가는 "신인작가인 저의 작품은 데뷔작이었던 케이툰 연재작, 단 하나뿐이었다"며 "KT의 일방적 작품 게시중단으로 저의 만화가 경력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고 호소했다. 

김희경 지회장은 "작가들의 원고를 검열하고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등 이 모든 문제를 하청 회사인 투니드와 해결하라고 떠넘기며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행동을 당장 중지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중지된 작품을 작가들에게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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