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위원장님, 변화와 혁신에 사람은 없는 건가요?”
“장병규 위원장님, 변화와 혁신에 사람은 없는 건가요?”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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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공개질의
4차위 권고한 ‘인재’ 개념 ‘사장님’에 불과 ... “반노동권적 인식 드러내”
11월 7일 낮 10시 4차산업혁명위원회 앞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11월 7일 낮 10시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이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 위원장에게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4차위는 지난 10월 25일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주 52시간제의 일률적 적용에 개별 기업, 노동자가 주도적·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주52시간 상한제 도입취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라이더유니온도 권고안이 발표되자마자 25일 ‘배달라이더에겐 안전과 권리를 보장할 ‘일률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통해 반박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논란 이후에도 장병규 위원장은 “내일 당장 망할지 모르는데 벤처가 어떻게 52시간 지키나” 등의 발언을 지속해 여론의 빈축을 샀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1800년대에 아동노동금지를 논의 했을 때, 영국 의회에서 ‘아동의 일할 권리 방해하지 마라’는 소리를 했다. 장병규 위원장이 주52시간 상한제로 일할 권리 막지마라는 논리와 뭐가 다르냐”면서, “낡은 역사 교과서에 있어야 할 이야기를 대통령직속위원회 위원장이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다. 노동법 하나 만들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목숨을 잃었는지 안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생산수단 소유하고 성과로 보상받는 인재라는 개념은 사실 사장님을 지칭한다. 노동 대신 사장님을 핵심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라며, “새로운 산업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국민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 장 위원장의 반노동권적인 인식이 진심인지, 실제 생각을 묻고 싶다”고 공개질의의 취지를 설명했다.

라이더유니온은 4차위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하며, 11월 12일까지 답변을 바라며 답변이 없을시 4차위 배달종사자 사회안전망 추진단(TF) 불참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5일 4차위 고용분야 전문가로 참여한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도 브리핑에서 “10쪽 분량의 권고문은 주로 장병규 위원장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권고안 작업 방식과 내용, 4차위의 역할과 그 안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4차위 직원에게 공개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라이더유니온 질의내용 전문

1. 주52시간 상한제도가 혁신을 가로막는다고 하시는데, 길게 일하면 혁신이 가능한가요? 노동시간 단축이야말로 인류가 추구해온 오랜 염원이자, 기술발전의 목적이 아닌가요? 라이더들이 주72시간씩 밤낮없이 일하는 현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4차산업혁명위원회 대정부 권고안에서 노동이 아니라 ‘인재’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내셨습니다. “‘인재’는 전통적 노동자와 다르게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받으며 도전을 통해 차별화 된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따르자면 스스로 오토바이를 구입해야 하고, 고정급이 아니라 배달 건 수에 따라 소득을 얻는 라이더들도 인재가 됩니다. 위원장님도 이에 동의하시는지요?

3.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노동’을 부정하고 ‘인재’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조했다면, 이렇게 소중한 인재들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했을 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방안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4. 지원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대표적인 플랫폼 산업인 배달의 경우 자유업이라 누구나 창업할 수 있고, 무보험으로 일을 시켜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습니다. 계약서조차 없어서 노동조건의 일방적 변경, 배달단가의 인하, 일방적 계약해지 등으로 인해 ‘인재’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도 정부의 개입과 관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5. 정부개입이 필요 없고 일률적 규제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신다며,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배달종사자의 안정을 위해 구성한 배달종사자 사회안전망 추진단(T/F)에서는 어떤 논의가 진행되길 바라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