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자회사말고 공사가 직접고용하라”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자회사말고 공사가 직접고용하라”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12.13 13:07
  • 수정 2019.12.13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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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전환 규모 커 직접고용 무리...대신 자회사로 서비스 질 향상”
노조, “기존 예산 내에서 직접고용 가능”
ⓒ 부산지하철노동조합
ⓒ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 지난 12월 5일부터 부산시청역 역사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부산교통공사가 주장하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은 현재 부산교통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하철노조(위원장 임은기, 이하 노조)는 “청소노동자에 대해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시 추가 재원 없이도 정부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처우 개선이 가능함에도,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는 자회사 설립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시행에 발맞춰 노사전문가협의회를 2019년 9월 19일까지 12차례 진행했다. 전환대상 1,489명 중 226명만 전환 대상자에 포함됐다. 전환 대상자 226명은 차량 정비·PSD 등 생명안전과 관련한 직렬이다.

나머지 1,236명 중 1,013명이 청소노동자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1,013명의 청소노동자는 현재 11개의 용역업체에 나눠져 계약된 상태다. 청소노동자 1,013명 중 526명이 노조 서비스지부 소속이며 현재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전협의회 논의는 전환 대상자인 청소노동자 규모 때문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처음 공사는 청소노동자가 생명안전 업무가 아님을 이유로 직접고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는 청소노동이 상시지속업무이기 때문에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공사는 전환 규모가 1,013명이라 직접고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공사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공사가 인원이 4,000여 명으로 이미 방대하다”며 “도시철도 안전운행에 집중하고 청소나 경비 업무는 자회사에 맡겨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회사 설립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사노무관리가 가능해 승진 및 교육기회가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기존 공사 4,000여 명에 통합되면 인원이 더 많아져 승진 및 교육 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유다. “지방공기업 컨설팅을 받았는데 규모가 크고 단순노무 업무라 자회사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덧붙였다.

노조는 “자회사 전환 방식이 11개 용역업체를 1개 용역업체로 바꾼 또다른 간접고용”이라며 자회사 전환을 반대했다.

더불어, “기존의 1년 전체 용역 예산인 600억 중 일반관리비 10억, 자회사 이윤 20억, 부가가치세 40억만 줄여도 처우개선까지 가능하고 그 중 절반만 처우개선에 써도 연간 35억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고용 시 이윤과 부가가치세가 발생하지 않아 예산도 절감하고 충분히 직접고용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산지역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경우 대체적으로 직접고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공기관 규모 자체가 작아 청소·경비 노동자 수도 적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교통공사 노사가 규모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노사전협의회 안에서 공사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회사 전환 방식이 공사의 안이지만 당사자들이 반대한다면 자회사 방식을 취하면서도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은 내어주는 등 수정안을 내놔야 하는데, 공사의 입장이 강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가 13일 13차 노사전협의회를 열어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 대립 국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