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노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노조할 수 있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2.17 14:50
  • 수정 2020.02.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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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산시청에 설립신고
초대 집행부에 한해 공동위원장 체제
지난 3일, 삼성화재노조가 한국노총에서 설립신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윤석 삼성전자노조 위원장, 이진헌 삼성웰스토리노조 위원장,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가장 왼쪽부터 순서대로)이 참석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설립신고를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삼성화재노조가 한국노총에서 설립신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윤석 삼성전자노조 위원장, 이진헌 삼성웰스토리노조 위원장,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가장 왼쪽부터 순서대로)이 참석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이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도 노조를 할 수 있게 됐다.

17일,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공동위원장 김정란, 이창완)은 충남 아산시청에 노조 설립을 신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만재) 산하에 설립된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김정란 위원장은 대형사업부를, 이창완 위원장은 중소형사업부를 담당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초대 집행부에 한해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며 “현재 대형사업부에서는 여성이, 중소형사업부에서는 남성 위원장이 공동으로 노조를 이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조합원 숫자를 밝힐 단계는 아니”라며 “조합원을 모으고 노조 설립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삼성이라는 특성상 그렇게 하기 어려워 설립신고 후 본격적으로 조합원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란 위원장은 ‘광장에 계신 사우분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는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일방적인 방식으로 소통을 해왔고 이제야 회사의 소통 방식에 의문을 가지게 돼 이 자리까지 왔다”며 “부당함을 겁내지 않고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에 대해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건강한 삼성디스플레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창완 위원장 역시 “‘회사에서 임직원의 노고를 인정하고 성장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면 노조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없었다”며 “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불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이름을 빌려서라도 우리 모두가 용기를 낼 수 있다면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보다 우리의 대의가 더 뜻 깊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사우들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그 몫은 온전히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지고 그 이익이 임직원 모두에게 돌아가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7일 설립신고를 한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큰 문제가 없다면 이번 주 중으로 설립신고서가 교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2조에 의하면 행정관청은 같은 법 제10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설립신고서를 접수하고 3일 내에 설립신고증을 교부하도록 돼있다. 이때 기재사항 누락 등 보완이 필요한 경우, 2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보완을 요구할 수 있지만 보완된 설립신고서 등을 접수하고 3일 내에 설립신고증을 교부해야 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설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설명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