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회적 대화가 실패하면 공동의 실패다"
"이번 사회적 대화가 실패하면 공동의 실패다"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5.26 17:39
  • 수정 2020.05.2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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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킥오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코로나 대응 노사정 대표자회의’
‘사회적 대화’의 세계 ... 사회적 대화 전-현직 주체들의 말말말

지난 4월 18일 민주노총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장고 끝에 5월 11일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도 기존 틀을 깨고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대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20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교섭으로 따지면 ‘상견례’였던 1차 회의 이후 오늘(26일) 오후 3시, 본격적인 대화의 세계가 펼쳐졌다. 2차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는 각 경제주체의 요구안들을 공개하는 자리다.

양대노총은 2차 노사정 대표자 회의 전인 오전 9시 반 청년재단에서 한국산업노동학회와 함께 ‘코로나 대응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동의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된 양대노총 위원장의 인사말에서는 이번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여하기까지의 고민이 엿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양대노총 위원장뿐만 아니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잠시 짬을 내 참석했다. 또한, 경사노위 1기에 비정규직 대표로 참석한 이남신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그들에 말 속에는 이번 사회적 대화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이 있었다.

5월 2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동의 과제’ 토론회 현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각자에게 유리한 셈법과 진영논리가 아니어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법적 사회적 대화기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하여 이번 사회적 대화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부는 6월 3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고 21대 국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결과가 추경과 제도개선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각자에게 유리한 셈법과 진영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절박한 입장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지난 5월 20일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통해 핵심 경제 주체인 노사정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선언과 위기 극복 사회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법적 사회적 대화기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하여 총리께서 제안하신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임하게 됐습니다.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발족하는 자리에서 저는 현 위기를 각자 조직적 입장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계 상황에 처한 한 명의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타협법을 찾아야 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당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사정은 밀도 있게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코로나 위기로 양극화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로 인한 피해가 우리사회 가장 약한 고리인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노동자 서민의 고통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책임 있는 경제 주체들의 과감하고 실천적 전략들이 요구됩니다. 정부는 6월 3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고 21대 국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결과가 추경과 제도개선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각자에게 유리한 셈법과 진영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절박한 입장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에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한국산업노동학회와 더불어 코로나 대응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사회적 의제와 정책방향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자리가 학계와 노사정이 힘을 모아 위기 극복의 합리적 대안을 찾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코로나 위기 바이러스의 사회적 백신은 해고 없는 대한민국 사회안전망 구축, 누구나 일 할 수 있는 인프라 확대입니다. 이번 사회적 대화에서 한국 노총은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초석을 놓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대표자 회의에서 책임 있게 대안과 실천을 말할 것”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에 민주노총이 ‘나간다’, ‘안 나간다’ 이런 이야기하지 말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책임 있게 대안과 실천을 말하고, 또 우리의 책임은 무엇인지 같이 이야기해서 바탕으로 삼자고 했다”면서, 책임감 있는 사회적 대화 참여 의지를 밝혔다.

발언 중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궁금하실 텐데 그것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이번에 민주노총이 ‘나간다’, ‘안 나간다’ 이런 이야기하지 말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책임 있게 대안과 실천을 말하고, 또 우리의 책임은 무엇인지 같이 이야기해서 바탕으로 삼자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지금 처해있는 조건과 한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금 어려운 국면과 상황을 반전시키는가 하는 점이 민주노총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겠느냐 생각합니다.

한국사회가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그걸 고르게 나누는 재분배 과정들은 끊임없이 시도됐지만, 현실화 시키는데 있어서 이른바 정치적 상황이 잘 도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이 전염병이라는 상황 속에서 도래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떠한 이유든 간에 그러한 상황이 왔었을 때, ‘한국사회가 뒤로 더 퇴보 할 것인가’ 아니면, ‘복지를 중심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가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냐’ 저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디를 선택하는가는 국가의 정책이나 노동의 방향 그리고 연대의 방향이 무엇을 선택하는지가 핵심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택이 향후 15년, 20년 뒤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이미 97년 IMF 통해서도 확인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IMF가 실토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가혹하게 적용했었던 IMF 정책이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불평등 더 확장하고 사실상의 빈곤을 더 심화시켰다는 보고서를 최근 IMF에서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대와 협동의 정신을 가장 중심에 놓고, 이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제안해주신 것 잘 듣겠습니다. 잘 듣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국노총에 있는 동지들과 연대-협동으로 끝까지 노사정 대표가 회의를 통해서 만들어 가겠다는 기대와 각오를 말씀 드립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것들이 재정하면 기재부로, 고용하면 고용노동부로 가는 것에 대해서 정말 이번 상황만큼은 양대노총과 소외받는 노동자들이 주도적이고, 주체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이번 사회적 대화의 성공을 위해서 ‘관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언 중인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사회적 대화는) 생각해볼수록 어려운 과제입니다. 말로 하자면 쉬운데 막상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이런 질문이 들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것들이 재정하면 기재부로, 고용하면 고용노동부로 가는 것에 대해서 정말 이번 상황만큼은 양대노총과 소외받는 노동자들이 주도적인 주체적인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남신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

이남신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은 “사각지대 노동취약계층, 또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가 대변되는 사회적 대화가 돼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안 하는 게 좋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 이번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하는 지점은 사각지대 노동자임을 강조했다.

이어, “‘남탓 공방’은 더 이상 안했으면 좋겠다. 이번 사회적 대화가 실패하면 공동의 실패다. 노사정이 서로 지분을 따지면서 ‘네가 50% 잘못했니’, ‘30% 잘못했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사회적 약자는 다 죽어가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책임감을 요구했다. 

토론 중인 이남신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사실은 사회적 대화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양대노총이나 경총이나 대한상의 등등은 사실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지 않은 메이저일 수 있습니다. 양대노총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그 대표성에 대해서 인정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너무나 압도적으로 사각지대가 넓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그걸 대변할 것인지 저는 그 부분이 걱정이 됩니다.

그런 지점에서 말씀을 드리면, 이번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 수준은 축구로 따지면 잔디 구장에서 뛰길 원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주 거친 벌판의 골목 축구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플레이를 잘해라.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정부는 심판이자 플레이어입니다. 역할을 잘하셔야 합니다. 그런 지점에서 시행착오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익익스프레스 참사나 채희석 님 같이 직장 갑질로 돌아가시고 있는 노동자들을 비롯한 사각지대 노동자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위태로웠스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와 겹치면서 피장파장 일파만파가 되고 있는 이런 양상입니다. 사각지대 노동취약계층, 또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가 대변되는 사회적 대화가 돼야 합니다. 그게 안 된다면 안 하는 게 좋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행인 것은 지금 민주노총도 계기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사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온 주축 역할을 했지 않습니까? 대화라는 게 상호신뢰와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남탓 공방’은 더 이상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회적 대화가 실패하면 공동의 실패입니다. 노사정이 서로 지분을 따지면서 ‘네가 50% 잘못했니’, ‘30% 잘못했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동안 사회적 약자는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중앙단위에서 마이크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역할을 하셔야 합니다. 정말 무겁게 이번 사회적 대화에 있어서 같이 공동의 책임을 지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정말 간곡하게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