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노조, ‘고정비 절감=인적 구조조정’ 산업은행 규탄
STX조선해양노조, ‘고정비 절감=인적 구조조정’ 산업은행 규탄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6.10 19:56
  • 수정 2020.06.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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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TX조선해양 노동자 500여 명 서울 상경 투쟁 나서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 “산업은행과 정부는 STX조선 정상화 방안 마련하라”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는 10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STX조선해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는 10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STX조선해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고정비 절감은 노동자 피 값이다. 산업은행과 정부는 STX조선 정상화 방안 마련하라.”

STX조선해양 노동자 500여 명이 상경 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지회장 이장섭)는 10일 오후 1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STX조선해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은 10일째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4월 노사확약 이후 지난 2년간 6개월씩 돌아가며 순환무급휴직을 진행했으나, 지난달 일감이 없어 전원 복귀가 어렵다는 회사 입장에 반발해 지난 6월 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 2년간 고통을 분담한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무급휴직과 같은 형태의 희생이 요구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10일 STX조선해양지회는 STX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이자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을 규탄하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사측은 일방적으로 무급순환휴직 연장을 2023년까지 연장한다고 일방 통보했다”며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노동자들에게 추가로 700억 원의 고정비 절감을 운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STX조선해양 노사는 자율협약 체결 및 회생절차 과정에서 인적 구조조정, 임금 동결 및 복지 축소 등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 노조는 ‘추가 고정비 절감’은 ‘노동자 해고’와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즉, 고정비 절감을 위해 또다시 인적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우려다.

노조 관계자는 “저 정도 규모의 고정비를 절감하려면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힘들다”며 “2년 전 무급휴직에 들어가기 전 노동자들에게 요구되었던 인적 구조조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STX조선해양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위해 네 차례의 인적 구조조정을 시행한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2012년 말 3,488명이었던 정규직 노동자는 2018년 1월 1,042명으로 감소했다.

이장섭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율협약 이후 7여 년의 시간은 회생의 시간이 아닌 금융 논리로 포장된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유린의 시간이었다”며 “임금 40%를 삭감하고 2년간 순환무급휴직을 보낸 노동자들에게 그것도 모자라 고정비 절감과 순환무급휴직 연장을 이야기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산업은행은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산업은행과 사측은 고정비 절감 및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모든 계획을 전면 중단해야 할 것이며 정부의 고용유지 정책에 따라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적극 활용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순환무급휴직은 2018년 4월에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내용이며 산업은행이 채권자이기는 하나, (고정비 절감 등과 관련해) 이를 요구하거나 지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