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벌써 시작된 민주노총 선거 레이스? 外
[시시콜콜] 벌써 시작된 민주노총 선거 레이스? 外
  • 참여와혁신
  • 승인 2020.06.28 20:52
  • 수정 2020.06.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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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은 참여와혁신 기자들의 취재수첩을 살짝 엿보는 꼭지입니다. 기사화 되지는 않았지만 노동계 안팎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드립니다.

-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본격화 됐습니다. 지난 25일 있은 2차 전원회의까지 노사는 최초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일종의 ‘샅바싸움’ 단계인 셈입니다. 그 사이 노사 모두 협상 전략 수립을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한국노총 5인, 민주노총 4인으로 구성된 근로자위원들도 노동계 단일안 마련을 위해 연일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중집을 통해 25.4% 인상된 1만770원을 제시했고, 복수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노총의 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내부 의견 조율 과정을 감안할 때 29일로 예정된 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 요구안이 제시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재 노동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가장 유력한 최초안 제시 시점은 서울에서 4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7월 1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만약 안이 확정된다면 양대노총이 전원회의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 전원회의 일정은 5차 7월 7일, 6차 7월 9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 민주노총 내에서 벌써부터 선거와 관련된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올해는 김명환 위원장의 임기 마지막 해로 연말쯤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돌아다니는 ‘설’들에 따르면 모 산별연맹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했고 몇 군데 대표자들이 지지한다더라, 전직 위원장 중 한 명이 재출마를 위해 준비한다더라, 모 산별연맹 위원장은 사무총장 후보로 여러 진영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더라 등 다양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들리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다자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김명환 위원장이 당선된 9기 선거는 2파전, 한상균 위원장이 당선된 8기 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진 바 있습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런 움직임에 아랑곳없이 차근차근 현안들을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인데, 여름이 깊어지면 선거구도도 좀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혹시 페르노리카라는 회사를 들어보셨나요? 프랑스 주류회사입니다. 상당히 낯설텐데, 이 회사의 술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아~하 하실 겁니다. 그 유명한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로얄살루트 등을 만드는 회사죠. 이 회사의 한국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노동조합이 몇 년째 투쟁중입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각종 부당노동행위는 물론이고 임원의 폭언과 갑질, 성희롱까지 횡행하고 있답니다. 이른바 노동자의 나라라고 하는 프랑스 기업이 국내에서 보이는 이 모습에 노동조합이 투쟁에 나선 겁니다. 우리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송곳>에서 가슴 아픈 대사를 봤었죠. 까르푸를 모델로 한 그 드라마에서 이렇게 질문합니다. “저희 회사는 프랑스 회사고 점장도 프랑스인인데 왜 노조를 거부하는 걸까요?" 그리고 답변은 간단명료하면서도 가슴 아픕니다.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그래도 되는 나라가 아니라고 선언하고 투쟁에 나선 페르노리카코리아노동조합과 이강호 위원장께 응원을 전합니다.

- 경남 창원에 위치한 S&T중공업에서 지난달부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원하청 공동투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경영사정 악화로 수년간 휴업과 휴직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노사간 최종적인 합의는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170명의 직원들이 순환휴직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복직 시점인 7월 1일을 앞둔 시점에서 사측은 사내도급을 전면 인소싱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습니다. 즉 비정규직을 내보내고 정규직의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S&T중공업 사내하청의 경우 노조가 조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의 ‘안전판’으로 쓰겠다는 거죠. 하지만 정규직 노조가 이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함께 살자’는 것이죠. 당장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연대’의 손길을 내민 노동조합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 창립 50주년을 맞은 연세의료원노동조합이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지난 23일 조합원총회에서는 명칭 변경을 결정했습니다. 정하림 노조 정책홍보국장은 “사실 연세의료원이라는 명칭을 신촌에서만 사용하고, 강남이나 용인에서는 세브란스병원이라는 명칭이 일반적이었다”면서 “언론에서도 연세의료원노조라고 쓰지 않고 세브란스병원노조라고 쓰기 때문에 이번에 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조에서는 병원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세브란스 공동체의 일원임을 재확인하는 한편, 세브란스병원의 유일한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하는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에 축하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