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호 중구청장 2년..."이해할 수 없는 노사관계 계속"
서양호 중구청장 2년..."이해할 수 없는 노사관계 계속"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7.28 20:10
  • 수정 2020.07.28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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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 노조탄압에 40개 단체 대책위 출범
"감사담당관, 직원과 조합원의 온라인 활동 감시해와"
28일 열린 '서울중구청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중구지역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28일 열린 '서울중구청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중구지역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과 감사담당관이 공무원 노동자를 통제와 감시의 대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40여 개 서울 지역 노동·시민단체가 연대한 ‘서울 중구청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중구지역 대책 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청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공공기관의 노사관계라고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중구청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대책위를 출범하고 감사관담당관 공익감사청구를 시작으로 중구청의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1년 전에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는 “서양호 구청장과 그 측근들이 직장 내 괴롭힘과 노조 탄압을 벌인다”며 “해당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노조가 제기한 문제점은 구청장의 막말과 괴롭힘, 감사담당관의 전 직원 IP 수집 시도, 피켓시위를 벌인 노조 임원 전원 징계처분 등이다. 

대책위는 당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중구청의 노사갈등이 극도로 악화했다고 전했다. “취임 이래 2년간 지속되어온 구청장의 직원 무시와 막말 폭언, 괴롭힘, 즉흥적·졸속적 업무 지시는 일상다반사”라고 했다.

대책위는 노사관계 파탄의 핵심으로 감사담당관을 지목했다. 감사담당관은 인트라넷에 익명으로 댓글을 쓴 직원의 IP 주소 수집을 지시하고, 피켓 시위를 벌인 노조 임원 전원 징계 의결을 요구한 인물이다.

장경환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중구지부장은 “감사담당관은 지속해서 노조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외부 기관 강의를 구청 직원에게 작성 지시하고 여러 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했으며, 본인 저술 책을 카카오톡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장경환 지부장은 또 감사담당관이 비공개 SNS인 ‘중구청노조밴드’를 감시해왔다고 전했다. “부정행위를 저질러서 대기발령 중인 중구청 고위 간부에 대한 한 조합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감사담당관은 사건을 조사하기는커녕 은폐했으며, 도리어 해당 고위간부를 종용해 명예훼손으로 조합원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3자인 감사담당관이 나서서 개인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제출한 건 참 희한한 일”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감찰담당관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대책위 위원장인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위원장은 “중구청의 여러 비리와 문제점을 폭로하고 사회에 알려가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구청장의 2년 임기는 노조 탄압의 임기였다. 향후 2년의 임기는 중구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노조, 지역대책위의 저항에 맞닥뜨리는 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양호 구청장은 "전태일 열사의 평전과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중·고등학교에서 배우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살아온 것에 대한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껴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하게 되었다"고 서울중구청 홈페이지에 자신을 소개했다. 2018년 7월 중구청장에 당선됐으며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자치특별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한편, <참여와혁신>은 대책위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중구청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저녁 7시 20분 현재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