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스피커] 위원장 후보 4인이 말하는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행방은?
[선거스피커] 위원장 후보 4인이 말하는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행방은?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11.14 16:51
  • 수정 2020.11.1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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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 열려
사회적 대화, 한국판 뉴딜, 대선, 총파업 등 핵심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 220호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기호 1번 강상구 위원장 후보, 기호 2번 이영주 위원장 후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기호 3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 기호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 220호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기호 1번 강상구 위원장 후보, 기호 2번 이영주 위원장 후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기호 3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 기호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10기 임원 선거에 출마한 네 후보조의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 220호에 모인 각 위원장 후보는 핵심 공약부터 시작해 사회적 대화, 한국판 뉴딜, 대선, 총파업 등 민주노총 핵심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선거의 중요 화두 중 하나는 사회적 대화다. 특히, 이번 10기 임원 선거는 9기 김명환 위원장 집행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둘러싼 논란 끝에 총사퇴하고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사회적 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후보들에게 ‘경사노위 참여와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기호 1번 김상구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에 대한 건전한 토론과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상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사회적 교섭’ 공약을 내세웠다. 앞서 김상구 후보가 말하는 사회적 교섭은 상시적 사회적 대화, 지역 대화, 노정교섭, 산별교섭, 대국회교섭, 산업·업종별 교섭 등 종합적인 사회적 대화를 말한다.

김상구 후보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는 98년 노사정 합의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근 변화와 노동 환경을 볼 때 대다수 산별이 산별교섭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모든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고,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투쟁하고 교섭함에 있어 이제 전략적인 사회적 교섭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2번 이영주 위원장 후보는 “한국에서 사회적 대화는 대화이나 실제로는 폭력”이라며 “지금 이 시기에 한국의 노동 환경에 맞는 교섭전략은 노정 교섭”이라고 밝혔다. 이영주 후보가 구상하는 노정 교섭은 ‘노정 직접교섭’으로, 국무총리를 대표로 각 정부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정부 교섭단과 민주노총이 직접 1대 1로 만나는 방식이다.

이영주 후보는 “ILO는 결사의 자유와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은 나라는 사회적 대화가 실제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바로 한국의 조건이 그렇다”며 “정부와 민주노총의 1:1 교섭, 그리고 해당 부처와 해당 산별의 교섭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시켜나갈 때”라고 설명했다.

3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입장은) 이미 지난 대의원대회를 통해 나왔다”며 “대정부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경수 후보는 이른바 ‘민주노총 사태’로 불리는 지난 사회적 대화 과정을 “의제와 내용보다는 대화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양경수 후보는 <참여와혁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쟁을 통해 우리의 요구가 얼마나 합당하고 필요한 일인지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론의 우위에 선 조건에서 대화해야 한다”며 투쟁을 강조한 바 있다.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와 역사적 아픔을 존중해 대화 전략을 신중하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호동 후보는 양경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것은 집행부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호동 후보는 “대화는 자신감 가지고 할 수 있지만, 교섭은 신중해야 한다”며 “수세적이고 패배적인 대화 전략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화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대화 전략은 조합원과 토론하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언론사 초청으로 진행됐다. 민주노총 선관위는 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각 언론사로부터 후보에게 물어볼 공통질문을 받았다. 같은 형식의 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는 오는 20일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 1차 투표는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월 17일부터 12월 23일까지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10기 민주노총 집행부의 임기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며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95만7,920명(10월 28일 기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민주노총 선관위에서 인정할 경우에 한해 선거인이 추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