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스피커] 이종상 공공연맹 위원장 후보 인터뷰
[선거스피커] 이종상 공공연맹 위원장 후보 인터뷰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12.09 00:04
  • 수정 2020.12.09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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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노동운동을 이끌 공공부문, 공공노동자 대연합체 구성 필요해”
“공공연맹! 지금 확 바꿔야 합니다”, 기호 1번 이종상-강대빈 후보 조
ⓒ 공공연맹 선거관리위원회
ⓒ 공공연맹 선거관리위원회

2020년이 20여 일 남았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역시 20여 일이 지나면 새로운 선장과 3년의 항해를 시작한다.

최근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는 공공부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후속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발표했다. 기관별, 기관 간 차등 처우에 시달리는 공무직 문제 해소를 위해 출범한 공무직위원회는 답보상태다.

공공연맹의 새로운 선장은 맹렬히 달려드는 높은 파도에 맞서 안전한 항해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이번 제7대 공공연맹 집행부 임기 중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예정됐다. 선장의 역할이 막중한 때다.

공공연맹은 어떤 선장과의 항해를 선택할 것인가? <참여와혁신>은 공공연맹의 새로운 선장이 되겠다고 나선 두 후보조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항해 계획을 들어봤다.

기호 1번 이종상(54) 위원장 후보는 도로교통공단노조 위원장을 네 번이나 역임했다. 그래서 그는 선거 공보물을 통해 ‘4선의 노련함’을 강조한다. 오랜 시간 위원장으로 활약해온 만큼 관록을 바탕으로 공공부문 노동운동의 새로운 10년을 이끌어 갈 공공연맹 건설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종상 후보는 “지금 바꾸지 않으면 늦는다”며 “공공연맹! 지금 확 바꿔야 한다”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나섰다. ▲단위조직과 연맹발전을 위해 연맹비 사용 ▲직무급제 도입 저지 ▲공무직 처우개선 및 차별철폐 투쟁 ▲공공연맹의 대정부투쟁 강화 ▲공공부문 대연합을 통한 대정부교섭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이종상 후보는 이번 임원선거에서 “공공연맹의 변화와 혁신”을 가장 많이 외치고 있다.

위기의 공공연맹,
조합원은 변화 원한다

- 요즘 공공연맹 조합원의 고민에 대해 듣고 있나?

주로 이번에는 공공연맹을 확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비슷한 말이지만, 그동안의 공공연맹으로는 안 된다는 말과 공공연맹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 그런 조합원에게 이번 선거에서 어떤 키워드를 제시하고 싶은가?

변화와 개혁을 제시하고 싶다. 좀 더 선명하게는 “확 바꿔야 한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조합원 중심의
공공연맹 만들어야

- 이번 선거에서 제시한 주요 공약을 설명해 달라.

가장 먼저 제시한 공약은 ‘연봉 약 8,000만 원짜리 직장인 위원장, 수석부위원장의 연맹 선거 출마 금지 조항 신설’이다. 이러한 공약은 대다수의 연맹에서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연맹비로 연맹 임원 급여를 지급하는 상황을 바로잡는다면, 한정된 예산 안에서 단위조직과 연맹의 발전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직무급제 도입 저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 투쟁하겠다는 것이다. 11월 말,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에서 나온 직무급 관련 합의는 대의원대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그냥 누구 개인의 의견이자 결정이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다수의 공공연맹 조합원 정서다. 그래서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합의안에 대한 공공연맹의 입장을 전체 대의원 의결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번 임원선거를 준비하면서 현 정부와 경영계가 성과연봉제의 무산에 대한 차선책으로 직무급제 도입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뒤흔들기 위한, 성과연봉제에서 이름만 바꾼 보수체계에 불과한 것이다.

개인의 의견을 투영해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합의안에 관해 결정하겠다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합의안에 대한 다수의 정서가 ‘직무급제 도입은 노동자의 권익과 노동환경의 급격한 악화를 야기하는 악법이고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맹은 민주적인 회의체이기에 이 사안에 대한 공공연맹 조합원의 생각을 듣고 합당한 의결 절차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제6대 공공연맹 집행부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제6대 공공연맹 집행부 활동이나 기조 중에서 계승하고 싶거나 극복하고 싶은 것을 꼽아 달라.

제6대 공공연맹 집행부 활동에 대한 공과 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

다만 지금까지의 공공연맹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모습의 공공연맹을 만들고 싶다. 철저하게 공공연맹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사업 기획과 집행을 하고자 한다. 또 신속한 의사결정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다. 특히 연맹비로 연맹 임원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등 예산 절감을 위해 연맹 임원이 직접 솔선수범할 각오가 돼 있다.

- 그렇다면, 상대 후보 조의 공약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공약이 있나?

시대에 따라 투쟁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내용에 동의한다. 그래서 정치세력화를 통한 직접적 제도개선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실 같은 내용의 공약을 준비했는데, 전체적인 방향성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규모에서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5,000명의 당원 확보보다 6배 많은 3만 명의 당원 가입 추진이기 때문이다. 전 조합원의 당원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스케일이 다르다.

가장 깨어있는 노동조합 그룹은 공공부문,
미래 노동운동이 공공부문 중심으로 전개되는 건 필연

- 정부 정책 대응을 위해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연대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전체적인 규모나 역량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조합원 개개인의 역량 역시 최상의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가장 깨어있는 노동조합 그룹을 꼽으라면 공공부문 노동자이기 때문이라거나 공공연맹 임원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이 아니라 공공부문을 꼽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노동운동은 필연적으로 공공부문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래서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대체에 대해 세 단계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는 한국노총 내의 공공부문 연맹의 대단결과 연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그러니까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연대체를 만드는 것이고 마지막 단계는 양대 노총을 넘어 공노총과의 대연대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공노총은 정부 주요 부처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조직이다. 또 교육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 역시 대연대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기업정책연대는 상급단체와 관계없이 연대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라고 본다. 공기업정책연대와 같은 공공부문의 연대체를 통해 정치·사회 문제에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회에서 공공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노총은 장기적인 과제로 통합대산별 건설을 꼽는다. 공공대산별 건설 현실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앞선 답변과 비슷한 답변을 해야 할 것 같다. 공공대산별 건설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공공부문 노동자의 여러 가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연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생각이다. 상급단체에 관계없이 공공부문 노동자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대연대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하고 집행부 역시 연대체 형식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공부문 노동자에게도 큰 너울 될 것

- 코로나19로 노동현장이 변화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일터는 어떻게 변화했다고 진단하나?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현장의 변화에 대해 공공부문 노동자는 다른 민간부문 노동자보다 늦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고용의 위기나 임금의 손실, 무급휴직의 압박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이다. 즉, 공공부문 노동자는 튼튼하고 높은 성벽이 있는 성안에 있기에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타격이 작다. 성 밖의 민간부문 노동자, 특히 영세 자영업자와 같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코로나19의 타격에 흔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상대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조만간 여러 시스템의 붕괴가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여러 시스템의 붕괴라는 건 그동안 공공부문 노동자가 힘껏 막아왔던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말한다. 단시간 노동, 재택근무, 원격근무, 원격의료 등을 막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해왔다. 근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막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자연스럽게 우리 삶 속에 침투했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파고는 다가오고 있다. 이 파고는 우리가 막거나 피하기에는 너무나 큰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이다.

퍼펙트스톰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정치·사회 문제에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공공부문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지켜가면서 사회를 변혁해야 할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시간을 벌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개의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나타내는 기상용어이지만, 여러 나라에서 재정 위기·경기 침체·자연 재해 등 다양한 악재가 동시다발로 나타나며 거대한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을 뜻하는 경제용어로도 사용한다.

- 비대면 시대를 맞아 새로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구상하고 있는 바가 있나?

노동조합 활동의 근간은 직접 참여다. 단위조직의 어려움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서 꼭 현안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조합원끼리 소통을 할 수 있다. 근데 노동조합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집합 형식의 단체 행사가 어려우므로 온라인 의사결정 구조를 신속하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도로교통공단노조는 밴드를 통해 온라인 투표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이를 지속해서 강화해야 하고 밴드 외의 다른 온라인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또 소규모 대면을 통해 대면 활동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꼭 당선돼야 하는 이유가 뭔가?

사실 선거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한다. 재선에 출마하는 후보에게 선거란 지난 시간의 활동내용을 평가받는 것이고 새롭게 도전하는 후보에게는 후보가 제시한 공약과 비전에 대해 평가받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롭게 도전하는 기호 1번 이종상, 강대빈 후보조는 지난 3년 동안의 공공연맹이 조합원을 중심에 두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새롭게 탄생할 공공연맹 집행부는 공공연맹의 변화와 혁신을 끌어내야 한다. 예전의 투쟁력과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게 공공연맹 조합원이 공공연맹의 진정한 주인임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 조합원에 의해, 조합원을 위해 작동하는 그런 공공연맹을 만들고자 한다.

공공연맹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조직을 가다듬고 공공부문 대연대체를 끌어낼 것이다. 공무직의 열악한 처우와 차별 문제를 해소하고 기관의 성격에 따라 노동환경과 처우가 상이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게 공공연맹의 새로운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이다.

공공연맹의 정비와 공공부문 대연대체를 통해 대정부투쟁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공공부문 노동자의 권익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렇게 지켜낸 권익은 공공부문의 공공성 강화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공공성이 강화된다는 건 결국 공공서비스를 받는 대상인 국민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 믿고 거기에 일조하고 싶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공공연맹이 공공부문 노동조합에서 가장 강력하고 뛰어난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공공부문 대연대체를 이끌게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