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대체 왜그램?” LG제품 불매 선언한 청년·학생들
“LG, 대체 왜그램?” LG제품 불매 선언한 청년·학생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1.13 19:02
  • 수정 2021.01.13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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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대학생 200여명 설문조사, 93% 응답자 “LG제품 구매 보류”
"우리는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1월 13일 오전 11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청년·학생모임'이 LG 제품을 불매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청년·학생들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며 LG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청소노동자 고용승계 전까지 원청인 LG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청년·학생모임(이하 청년·학생모임)’은 13일 오전 11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가 책임지는 고용승계로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LG그룹 계열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청소노동자들의 용역업체였던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았고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31일부로 해고됐다.

청년·학생모임은 “이번 집단해고 사태는 사측의 표적 노조파괴 의혹이 농후하다. 10년을 넘도록 아무 이상 없이 매년 고용승계를 해왔는데, 2019년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뒤 1년 만에 근거 없는 서비스 품질 저하를 이유로 해고통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현재 LG는 간접고용의 가림막 뒤에 숨어 있지만, 하청업체 모두에 관여하고 있는 원청 LG야말로 현 사태에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청년·학생 역시 사회초년생 노동자로서 비정규‧간접고용의 당사자이다. 불안정 노동시장의 동일한 고통을 경험해오고 또 경험할 우리에게 트윈타워의 싸움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불매운동 선언문에는 전국 60여 개의 학생회·정당·청년단체들이 서명했다.

 

1월 13일 오전 11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청년·학생모임'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학생모임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청년·학생 212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설문조사에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해고 이후 청년과 학생들의 LG제품 인식변화와 불매의사 내용이 담겼다. 응답자 198명(93%)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되기 전까지 구매 보류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LG그램도 불매하겠다고 답했다. LG그램은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노트북으로 꼽힌다. LG그램을 사용하는 77명 중 73명은 “더 이상 LG그램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샴푸 ▲페리오 치약 ▲더페이스샵 제품을 사용한다고 한 응답자 150명 중 143명(95.3%)이 “구매를 보류하겠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성공회대학교 노학연대 모임 가시’에서 활동하는 강건 씨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결코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를 비정규직 천국이라고들 말한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 10개 중 9개가 비정규직 일자리인 세상에 우리 청년학생들이 살아가고 있다”라며 “이대로의 세상을 무탈하게 살아낼 자신이 없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해고되는 무서운 세상이 싫다. 노동자들의 승리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LG가 바뀌고, 이 지긋지긋한 비정규직 천국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노학연대 학생모임 버들다리’의 심승미 씨도 “새해 첫날부터 LG는 경비용역들을 고용해 출입문을 통제했다. 농성장에 공급되던 전기와 난방도 끊었고, 점심으로 반입되던 도시락마저 차단했다”라며 “LG는 자신들의 만행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한다. 이 약속이 지켜지는 그날까지 LG 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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