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복직’ 단식 46일 송경동 시인, “물·소금도 끊겠다”
‘김진숙 복직’ 단식 46일 송경동 시인, “물·소금도 끊겠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2.05 21:33
  • 수정 2021.02.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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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김진숙 복직’… 4일 한진重 노사 교섭에도 합의점 찾지 못해
“마지막 희망은 국회에”… 송경동 시인 국회의장실서 단식 강도 높여 이어가기로
31일 기자회견에 구호 제창 중단을 요구하는 경찰에 항의하다 쓰러진 송경동 시인 ⓒ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지난 1월 31일 청와대 사랑채 앞 기자회견 중 구호 제창 중단을 요구하는 경찰에 항의하다 쓰러진 송경동 시인 ⓒ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이 시간부로 국회의장실에서 46일차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시간부로 김진숙 즉각 교섭, 즉각 복직이 있을 시까지 최소한의 생명줄이었던 소금과 효소와 감잎차를 끊겠습니다. 이 시간부로 어떤 의료적 행위도 저의 신념에 반해 거부합니다.”

46일째 단식 중인 송경동 시인이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이 결정될 때까지 연명(延命)을 위한 모든 조치를 거부하겠다고 결단했다.

5일 오후 4시 시민사회를 대표해 송경용 신부,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송경동 시인이 국회의장실을 찾았다. 이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은 만나 △김진숙 복직 국회 노력 △국가폭력 부당해고 국회 입장 표명 △민주화운동 인정과 해고기간 임금 지급 △공적자금 투입 기업 구조조정 시 고용보장 등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현재로선 기업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한진중공업 노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두고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5일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교섭을 연기하자는 사측의 통보로 취소됐다.

이 소식을 국회의장 면담 중에 접한 송경동 시인은 “단식 46일째 생명을 연장시키는 물과 소금, 효소를 끊고 회사가 성실 교섭에 응할 때까지 머무르겠다”며 단식농성 장소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회의장실로 변경했다.

“이 시간부로 국회의장실에서 46일차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시간부로 김진숙 즉각 교섭, 즉각 복직이 있을 시까지 최소한의 생명줄이었던 소금과 효소와 감잎차를 끊겠습니다. 이 시간부로 어떤 의료적 행위도 저의 신념에 반해 거부합니다. 저의 자율적 결정을 누구도 함부로 침해하지 마셔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청와대 앞에서, 동물우리보다 못한 곳에서 천대와 탄압을 받으면서 46일을 굶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장이 거부하고, 정부 여당이 동조해주고 있습니다. 사측은 그 뒤에 숨어 여전히 김진숙과 사회를 비웃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다를 거라는 마지막 희망을 내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결정은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음을 밝혀 둡니다.”

- 5일 송경동 시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8일 다음 교섭이 예정돼 있지만, 금속노조는 “전날 사측은 복직이라는 용어의 사용, 복직의 방식, 복직의 정당성을 모두 부정했으며 명예로운 퇴임식조차 협조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며 “노사 교섭이 사측의 의지와 성의 부족으로 표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7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희망뚜벅이’가 목적지인 청와대 사랑채 앞에 도착한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5일 오후 8시경 자신의 SNS에 “송경동 시인이 국회의장 면담 후 의장실에서 물과 효소마저 끊고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람을 죽일 셈이냐”며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사측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