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김포골드라인 사고…22일부터 파업 예고
연이은 김포골드라인 사고…22일부터 파업 예고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2.16 17:42
  • 수정 2021.02.1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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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위탁, 인력 부족에 커지는 철도 위험
이재선 지부장 “안전 문제 알리려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어”
시민의 열차 이용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 지방공기업사업단 주최로 16일 김포시의회애서 열린 ‘김포도시철도지부 파업선포’ 기자회견 ⓒ 궤도협의회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 지방공기업사업단 주최로 16일 김포시의회애서 열린 ‘김포도시철도지부 파업선포’ 기자회견 ⓒ 궤도협의회

연이어 사고가 발생한 김포골드라인의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 및 안전대책을 요구하며 22일 무기한 전면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다만, 시민의 열차 이용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2019년 9월 개통 후 김포골드라인(김포도시철도)에선 1년 6개월 동안 총 11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시민의 불만이 커지자 김포시는 2024년 철도 운영 직영전환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지부장 이재선)는 직접 운영을 도입하기까지 3년여간 대책이 부재하다며 ▲철도 안전인력 충원 ▲출퇴근 시간 및 장애 발생 시 연계 수송 수단 확보 방안 마련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근로조건 및 임금 개선 등을 김포시에 요구했다.

김포골드라인의 안전 문제는 작년 12월 21일에 발생한 사고로 부각됐다. 당시 ‘열차 종합 제어장치(TCMS)’ 고장으로 승객 600여 명이 1시간 동안 전동차에 갇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 구간 열차 운행은 3시간가량 중단됐다. 고장으로 멈춘 전동차에선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고 열차안전원도 없었다. 사고 발생 후 현장 인원이 부족한 탓에 퇴근했던 직원이 출근해 사고장소로 출동했다. 퇴근했던 직원이 출근해서 출동하는 만큼 복구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16일 김포시의회에서 열린 ‘김포도시철도지부 파업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TCMS가 고장 났다고 해도 관제실의 안내방송은 연결되어야 하고, 안내원의 비상조치로 인접 역까지 임시운전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 무인운전 시스템의 기본”이라며 “장애를 복구하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린 데는 안전인력의 문제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안전인력 부족이 철도 운영 다단계 위탁 방식에 따른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포골드라인은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김포시→서울교통공사→김포골드라인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위탁이 이루어지는 동안 최저가 입찰을 통해 운영비가 삭감됐다. 현행 경전철 인력을 보면, 단위 km당 인원은 민간위탁 운영노선이 자치단체 직영운영 노선에 비해서 훨씬 적다.

사고 발생 당일 열차안전원은 1편성 건너 1편성에만 투입됐다. 본래 서울교통공사와 김포시는 열차 내에 안전원을 1명 이상 탑승시키기로 협약한 바 있다.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예비 인력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최저가 계약에 따른 운영비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열차안전원 감축을 테스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사고 발생일 기준, 열차안전원은 퇴사자 미충원으로 5명이 모자란 상태였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김포골드라인 열차안전원의 근무시간은 타 기관보다 1.5배 이상 길며, 잦은 이직으로 인해 휴무일 대체 근무를 서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해 안전 인력 충원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도시철도지부에 따르면 김포공항역과 구래역을 제외한 8개 역사의 고객안전원은 여전히 1인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현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유출로 인한 위험성을 떠안고 있다는 얘기다. 장애를 복구하는 차량부의 경우에도 퇴사자 미충원으로 인원이 부족하며, 관제부 소속 노동자들도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포골드라인 인력 부족은)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김포시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2024년 직접 운영 전까지 안전 인력 확충과 근로조건 및 임금 개선, 운영사 협약 변경 등을 통한 구조적 문제 해결과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선 김포도시철도지부 지부장은 “김포시는 서울교통공사 탓을 하고 서울교통공사는 김포골드라인운영(주)에 운영을 맡겼다고 말한다.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서울교통공사가 김포시와 계약 당사자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일 지금 상황에서 역사에 화재라도 발생하면 한 명이 초기 화재 진압하고, 승객 대피 시키고, 관공서에 연락도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시민들에게 안전 문제를 알리기 위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